2020년 9월 12일 – 6일차 약이 날 약하게 하기 전에
구급함이나 비상약처럼 약을 보관하는 곳이 있다. 공황장애로 인해 늘 약을 챙겨 먹고, 영양제도 챙겨먹지만 정작 약을 보관하는 곳은 여기저기 아무데나 둔다. 그래서 비상약 보관하는 곳에 도대체 무엇이있는지, 내가 어떤 용도로 약을 찾는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동네 약국에서는 약을 타러 가면 항상 병음료를 주신다. 처음에는 약사님이 줄때마다 그날 바로 마셨는데, 이것도 어느날인가부터 쌓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병음료를 아예 안 받아오지만, 그동안 쌓인 것들은 언젠가 마셔야지... 두고 위에 먼지가 쌓였다. 그래서 이제 보내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리고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연고나 반창고가 가득하다. 갑작스럽게 체할때나, 배탈이 났을 때 먹으려고 받아든 약봉투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유통기한을 모르는 것이라서 내 몸에 약이 더 이상 약의 역할을 할 수 없으리라 보았다.
약 상자들을 정리하면서, 내가 몇 년 사이 어디가 아팠고, 무슨 일로 약을 복용했는지 나의 대한 기록이였다. 안부대상포진으로 인해 눈에 불편함이 생기면서 안과를 다니며 썼던 약들, 피부에 작은 상처들 생길때마다 찾았던 반창고, 생리통이 심할때마다 먹던 약들, 소화기능에 좋다던 환종류들... 그리고 지금은 그 불편함이 사라져서 더 이상 약들을 찾지 않게 됨에 감사함도 느껴진다. 이제는 보내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언제부터 쌓여있는지 모르는 이 약들을 정리합니다.
비상시에 써야 할 약들. 그 약들이 날 약하게 하기 전에 떠나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