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5일 9차 비우기 – 나의 20대의 짐을 함께 짊어졌던 백팩.
20살이 되고부터 항상 알바를 했다. 생활비로 거의 썼던 것 같다. 20대 중반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다닐 때 학비랑 이런저런 모임에서 먹고 마시는 것들에 대한 값을 지불하기 위해 알바를 했다. 어느날, 알바를 해서 돈을 벌고, 쓰지만. 진정으로 내게 남겨진 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난 나를 위해 백팩을 하나 구입했다. 그때 가격으로 10만원이 넘는 가격이였지만, 20대 중반 날 위해서 가방 하나 쯤은 좋은 거 사고 싶다는 생각에 큰 결심을 하고 구입했다.
그 후로 대학원을 다니며 무거운 책들을 넣고 다니고, 혼자 여행 다니면 여행짐을 넣고 이곳저곳을 다녔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직장 다닐 때도 주말이나, 직장 연수를 가게 될 때면 항상 이 가방과 함께 했다. 그렇게 10년 넘게 가지고 다니다가 이제 낡고, 겉이 찢어지고, 가방의 형태가 지탱되지 않고 많이 힘들어보였다. 이제 보내줘야 할때가 된 것 같다. 오늘 최근에 좋아하는 브랜드의 백팩을 큰 맘 먹고 구입했다. 이 가방도 족히 10년 넘게 쓰고자 한다. 새 가방과 그동안 쓰던 가방을 나란히 두니 낡은 가방이 초라해보인다.
’왜 그러고 있어, 20대 때 가방 빛나던 때를 너와 함께 했는데... 같이 젊음의 짐을 지고 다니던 너인데,,,‘ 정말 농담아니고, 이 가방을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이 가방을 메고 여기저기 여행 다니던 곳이 생각난다. 뒷모습 사진을 좋아해서 항상 이 가방을 메고 찍은 사진들이 가득한데... 이럴 때 비우는게 진정한 비움인가.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보내줘야 하는 것.
내 힘으로 돈 벌어서 처음 산 가방, 내 발로 뛰고 걷고 다녔던 모든 곳에 동행해주어서 고맙다.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