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수리 감성돈 Feb 14. 2021

5월을 닮은 사진, 그 해 5월의 이야기

최근에 글과 관련된 지원사업에 제출할 내용을 준비하느라 나름 분주하게 보냈다. 글 쓰고 나서 수정, 또 수정, 정리 또 정리하고 드디어 오늘 1차 원고를 넘겼다. 이번에는 글을 몰아서 쓰는 게 아니라 내 일상을 유지하면서 쓰기 위해 노력했다. 밤 12시가 되면 무조건 이불과 베게와 합체된다는 일념으로 내 루틴을 깨지 않도록 했다. 차라리 낼 일찍 일어나서 또 작업하면 되니까 시간되면 자자고 마음을 다독였다. 밤 12시 잘 시간이 가까워지도록 작업중이면 그때 마음과 열정이 뜨거워지면 곤란하다. 밤 11시 정도 되면 천천히 마음을 식히기 위해 노력했다. 글을 마치고, 지원사업 제출기한 안에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일상의 잠, 쾌변, 식사, 행복을 깨지 않도록 노력했다.     


이번 지원사업에 쓴 글, 감성돈 사진 하나 넣어본다. 지원사업 발표가 아마도... 5월 중순에 나지 않을까? 2016년 5월의 봄을 닮은 웃음과 미소, 그때의 내 사진. 이날도 무슨 일로 직장에서 엄청 울고, 점심 먹으러 나왔다가, 햇살이 좋아서 또 배시시 웃어 버리고 말았다.     

이 사진이 내게는 기특하고, 안타깝고, 아름답기도 하다. 

5월이 지나고 6월부터 공황장애 발작이 시작되어서 직장을 그만두고, 입원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리소 양수리에 와서 살게 되었으니, 이 곳에 터를 잡은지도 5년이 되어간다.    

 

2년 전에 썼던 독립출판 공황장애 에세이 <고구마 백 개 먹은> 재입고 연락이 왔다. 한 상자, 고구마 책 전부이다. 고구마 2탄? 시즌 2? 고민중이다. 1부가 내게 나타났던 증상과 왜 일어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였다면, 2부는 그동안 고마웠던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적어볼까? 보호병동에서 있었던 병상일지를 적어볼까? “아파도 괜찮아”하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내 경험을 토대로 잔잔한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적어볼까? 공황장애고 오고 난 후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이야기를 풀어볼까? 감성돈이 만난 책, 사람, 드라마, 이야기 속에서 마음이 뭉클했던 장면을 담아볼까?     

지원사업 원고 제출한지 하루도 안 지났는데, 또 다른 원고를 생각중이다니... 

일단 좀 쉬자! 

(사진은 5년 전 입원했을 때, 휠체어 탔을때는 간병인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병원 싸돌아 다니고, 아파도 웃음이 나는 포인트는 눈길 주는 곳마다 가득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감성돈의 시선, 드라마<경이로운 소문> 밑줄 긋기 총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