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할머니의 청국장 <백수의 밥상13>
2021년 2월 25일 저녁식사부터 3월 4일 방금 전 식사한 것까지 백수의 밥상을 올려보겠다. 제목을 비건밥상이라고 부르고 싶지만, 3월 1일부터 시작한지라 아직은 미흡하다. 조만간 그 제목으로 글을 올릴 수 있는 날이 있기를 바란다.
매일같이 장을 보지만, 무언가 내가 먹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분. 냉장고가 비어가는 게 몹시 속상하다. 포만감이 있으면 기분이 좀 나을텐데 아직은 배부름이 잘 안 느껴진다. 밥상 보고 놀라지 마시라- 저만큼 먹고도 배가 안 부르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나다!!!
3월 1일부터 자주 울컥한다. 내가 걱정했던 것과 달리 비건하면서 먹을 수 있는 게 많아서 울컥! 또 그게 맛있어서 울컥! 또 안 맞는 음식 만나면 속이 울렁거리며 울컥! 엄청 감성돋는 중이다. 그중에서 가장 울컥했던 일은 그때 그 시절 할머니의 청국장 맛이다. 감성돈은 한식을 좋아해서 매일 한끼는 꼭 밥과 국, 반찬을 먹어야 한다. 그래서 비건 음식 중에 여러 가지 찌개에 도전했고, 비건 청국장을 먹게 되었다. 두부 썰어 넣고, 파 송송 보글보글 끓였다. 제발 내 입맛에 맞기를 바라며... 한 숟가락 떠먹다가... 뭐지? 이 익숙한 맛.
어렸을 때 할머니께서 끓여주시던 청국장 맛 그대로였다. 현재 할머니께서는 연로하셔서 예전 음식과 맛이 조금 달라졌다. 짜게 드시거나, 묘~한 맛이 난다. 세월이 흐르면서 할머니께서 해주시던 음식의 맛이 변했다. 그럴때마다 옛날 그 맛이 그립고는 했다. 다시는 맛볼 수 없었던 맛을 비건 청국장에서 느꼈다. 그렇게 먹기 시작한 더덕구이, 건나물 무침, 시래기국 등 모든 비건 음식에서 할머니의 손맛이 났다. 나도 모르게 감사해졌다. 내 입맛에 맞는 것도 감사한일이고,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이 생각나서 감사했다. 넉넉한 형편은 아니였지만, 풍족한 반찬도 없었지만 늘 자연과 가까운 음식을 만들어주신 할머니께 감사했다. 특히 여름철 호박잎을 쪄서 쌈으로 먹었던 그 맛이 참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조만간에 할머니댁에 청국장을 가져갈 예정이다. 할머니에게도, 내 가족에게도 이 맛을 전하고 싶다. 건강한 맛을 찾았다고. 자연과 가장 가까웠던 그 시절, 모든 걸 갖추지 못하고 부족하게 자랐지만 함께 밥상에서 식사를 하고, 정다운 청국장을 찾았다고. 이 또한 감사합니다.
-백수의 밥상
2/25(목)
오후-야채곱창, 무쌈, 깻잎, 맥콜
2/26(금)
오전-양파크림치즈 베이글, 커피
(맛은 있는데, 아침 출근길 하나 구입해서 먹기에는... 양파 냄새가 허허- 먹고 양치질 두 번함)
오후-김치찌개에 김치전이랑 밥 풍덩
2/27(토)
오전-부대덮밥, 청국장, 연근흑임자샐러드, 동치미
오후-베이비당근, 밤, 방울토마토, 약식, 군고구마
2/28(일)
오전-규동덮밥, 육개장, 스팸, 김치
오후-짜파게티 2봉, 무쌈, 김치
(이 날, 올해 약속했던 것 하나를 가볍게 어겼다. 1봉이 아니라 2봉 허허)
전참시에서 비가 입짦은 햇님 짜파게티 먹방보면서, 안 먹을 수가 없었다.
3/1(월)
오전-비빔밥(나또, 꽃샐러드 첨가), (비건)얼갈이 된장국, (비건)김치
간식-커피
오후-군고구마 2, 베이비당근, 방울토마토, 파인애플, 밤, (비건)식물성 액티비아, 견과류
(또 하나 감성돈이 안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 코코넛. 식물성 요거트는 반갑지만, 나는 바이)
3/2(화)
오전-콜리플라워 (비건)볶음밥, (비건)카레, (비건)얼갈이 된장국, (비건)김치
간식-커피
오후-잡곡밥, (비건)청국장, 두부부침, 샐러드, 더덕구이, 탄산수+라임티
3/3(수)
오전-잡곡밥, 나또, 샐러드, (비건)시래기국, (비건)진미채, 양배추말이피클
간식-커피
오후-샐러드(알감자, 방울토마토, 콘옥수수, 올리브), (비건)만두
3/4(목)
오전-단호박야채솥밥, 건나물(삼색), (비건)시래기국 (허허-건나물 파티로구나~)
간식-커피, 샐러드, 큐브두부(바질로스팅, 로즈마리로스팅), 방울토마토, 약식2 +중간부터 (비건)김치
(또, 하나 알았다. 감성돈은 바질향, 바질페스토, 바질맛을 안 좋아한다. 허허-)
지금까지 먹은 건 여기까지!
오늘은 냉장고에 있는 것들을 꺼내서 반찬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사서 먹기에는 원재료명 어떤 게 들어있는지, 뭔가 의심의 눈초리로 보기보다는 내가 직접 만들어서 즐겨보고 싶다. 또 시작이다! 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