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분의 삶, 응? <백수의 밥상 24>
20살 때 알게 된 친구가 있다. 그 친구와 고기를 먹으러 가서 손수 집게를 들고 고기를 불판에 올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 친구는 고기를 직접 굽는 것을 좋아했고, 엄청 신명나게 먹었다. 그래서 20대 대학생때부터 30대 직장인이 되고도 고기를 먹으러 갔고, 늘 즐거웠다. 서로 돈을 벌게 되면서 고기부페가서 배부를때까지 먹었다. 그러나 대학생, 대학원생이였을 때 우리는 고기집에 가면 항상 주문할 때 이런 말을 했다.
”삼겹살 3인분 같은 2인분 주세요!“
고기집에 자리를 잡고 물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엄청 신나게 웃었다. 직원분도 웃으셨다. 결국엔 2인분이지만, 얼마나 즐거운 주문이란 말인가.
그래서일까. 혼자 밥상을 차리는 지금 감성돈은 2인분 같은 1인분을 먹는다. 냉동식품을 구입할 때 1~2인분이라고 되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한 끼에 호로록 먹어버린다. 적당한 배부름. 이것은 마치 2인분 같은 1인분을 먹은 기분이다. 뭔가 많이 먹으려는 감성돈의 고도의 말장난 같지만, 그게 맞다. 하하-
최근에 음식을 주문하면 나도 모르게 2인분을 주문한다. 너무 당연하게 주문하고 먹으면서 후회한다. 사람이 한 명인데, 왜 난 2인분의 삶에 젖어든 것일까. 지난번 농부시장에 갔다가 머위김밥을 2인분 주문했다. 맛있으면 한번 먹으면 아쉽고, 동네에 잘 없는 메뉴이니까 한번 살 때 많이 더 사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맛있게 잘 먹은 범위를 초과해서 꾸역꾸역 먹으며 힘들어졌다. 게다가 식비도 몇 배가 들었다. 카드값 결제일이 다가오고, 생각했던 금액을 훨씬 초과는 금액을 확인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구체적인 지출내역을 확인했다. 내가 산 게 맞다.
내게 적당한 1인분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남들이, 사회가 표준화하는 1인분의 적량은 내게 허기진다. 그렇다면 1인분은 넘어서고, 맛있게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나만의 1인분의 삶은 어느정도일까? 맛있게 살자! 멋있게 살자! 잘 먹고 잘 살자! 거기에는 과하게 먹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적당한 선이 존재함을. 적정선은 유지하며 살도록 애써봐야겠다.
2021년 5월 14일(금)부터 5월 20일(목)까지 백수의 밥상을 올려본다.
5/14(금)
오전-김치볶음밥, 김치찌개, 아이스카페라떼
오후-맥콜 1캔
5/15(토)
오전-연잎밥, 오겹살정식, 쌈배추
오후-로제떡볶이, 오징어튀김, 파김치, 쿨피스
5/16(일)
오전-차돌마라탕면, 피클, 맥콜
오후-밥, 김치찌개, 김치전, 계란말이, 돼지갈비, 쌈배추
5/17(월)
오전-김치찌개에 밥 풍덩, 우엉부각, 볶음김치, 호두멸치볶음, 콩자반
간식-커피 아이스크림
오후-핫바 2(새우바, 문어바)
5/18(화)
오전-촉촉한초코칩, 빈츠
오후-히레카츠정식, 냉모밀, 새우튀김, 치킨가라아케, 반달감자튀김, 사이다
5/19(수)
어제 남은 것 오늘도
간식-맥콜 1캔
5/20(목)
오전-밥, 김치찌개, 나박김치
간식-아이스바닐라라떼, 버터스콘
오후-한우(차돌) 한 상차림, 우거지해장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