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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Feb 27. 2022

<묘씨맥주점> 묘~한 이야기

평상시 고양이를 무서워 했다. 이 동네에 살면서 마주치는 고양이가 많아졌고, 점점 친근감이 생기며, 이제 내가 먼저 인사한다. 허허, 관심을 갖고 나니 이제야 보이는 것일까? 요즘 고양이 관련 책들이 많이 나오고, 설정도 재미나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게 흥미롭다. ‘묘씨맥주점’ 또한 흥미로웠고, 표지 그림에서부터 재미가 느껴졌다. 가끔 책들을 보면 표지에 재미있는 척 하면서 내용은 어둡거나, 지루한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만화+고양이+맥주+위로 라는 것을 보고 바로 구입!      

묘씨맥주점이라서 그럴까? 묘~한 매력에 빠져 책을 봤다. 특별할 게 없는 한 가게와 사람들과 고양이. 등장인물과 배경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법 하지만 역시, 이야기를 풀어가는게 다르다. 


 “애초부터 없으면 잃지도 않겠지... 고작 생각하는 게 이따위로 비겁하네”      

“사실 취향과 별개로 나는 인간이 주는 먹을거리를 그다지 믿지 않는 편이다” 고양이의 세계에서 어떤 경험을 통해 축적된 불신을 엿볼 수 있음에 또다시 씁쓸. 생각해보면 먹는다는 것은 믿는 것이라는 내 철학을 살펴볼 때 나 또한 미관상 내 혀에만 달콤할 뿐 경계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아닐까. 또다시 먹는 얘기에 진지해졌다.     

“아무려면 어떤가 우리가 서로에게 해롭지 않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기억하자. 고마워하자.      

계속 읽다가 건물주의 이야기에 ... 응? 이것이 소설이나 만화에서 나오는 위기의 순간인가? 그렇다면 계속 읽어보는걸로. 서로가 가진 아픔들이 생각보다 센 편이라, 살짝 당황했지만, 이것은 만화다. 요즘은 소설이나 만화보다 현실의 통증들이 센 편이라(뉴스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어느덧 무덤덤해진 나를 느끼며 계속 읽었다.       

엔딩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모든 게 해피엔딩, 새드엔딩이 아니라 또 이어지는 이야기. 마주보고 앉아 맥주와 치킨을 곁들이며 이야기들이 오고가는 일상. 그게 또 그립다. 감성돈은 술은 못 마시니까 어쩔 수 없지만, 치킨은 먹을 수 있기에. 허허 묘~~한 맥주점, 고선생에게 안부를 묻고 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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