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지고
첫 장을 펼치고,
마지막 장을 덮기까지,
조금 과장해서 30번,
적당히 10번 정도 펼쳐봤던 것 같다.
처음엔 꽃과 색감이 이뻐서,
그다음은 왼쪽 사물과 오른쪽 풍경의 연관성이 뭐지?
보면 볼수록... 아... 이제야 마음이 보인다.
자연에서 피고 지는 꽃들을 보며 그 아름다움과 담고 싶었던 지혜로움이
하나의 무늬가 되어 사물에 새겨지며 의미를 이어간다.
한땀한땀 새겨지는 무늬의 정성과 마음은 헤아릴 수 없지만,
그 연결고리를 알게 되었다는 것 자체. 그것만으로도 또 책을 펼칠 수 밖에 없었다.
책과 함께 노트, 스티커 등 굿즈라고 해야하나? 하나의 엮임이 매듭 지어져서 책방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 매듭을 엮는 마음, 풀어보는 마음, 온 마음도 꽃처럼 이어지고 피고 진다. 그리고 또다시 꽃이 핀다. 표지의 동백꽃을 보며 예전에 어떤 분이 해줬던 말이 생각났다. 나를 동백꽃에 비유했다. 늦게 피는 꽃이지만 화려하게 필거라고. 사람을 꽃으로 비유한다면, 나는 다른 사람보다 느려서 힘들고 불안할때도 있지만 겨울에 활짝 핀다고 말이다. 그게 20대때의 일이고, 이제와서 보니 내 인생은 잘 모르겠지만 웃음꽃은 확실히 폈다. 좋은 날 착용하려고 했던 동백꽃 귀걸이를 꺼내본다. 나 또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싶어서 동백꽃 귀걸이를 샀던 것 아닐까. 그 어느날 꽃을 보며 무늬를 한땀 한땀 새기던 누군가의 모습처럼.
내게로 온 책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이 책을 알게해 준 도심산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