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사이트 SEO Oct 08. 2021

부담스러운 업무. 쪼개세요!


같이 일하던 조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비교적 간단하게 하는 편입니다. 말귀를 잘 알아듣는 친구들은 그렇게 핵심만 얘기를 해도 기대하는 결과와 실제 결과물의 차이가 별로 없습니다. 지시한 과제의 배경과 의도를 이해했고 어떤 수준의 결과물이 나와야 되는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떤 친구들에게는 배경과 의도, 결과물의 수준뿐 아니라 일을 처리하는 프로세스까지 설명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제를 받은 사람의 흔들리는 눈빛을 통해 그렇게 해 주길 원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추가적인 설명과 가이드가 필요한 친구들에게는 그들이 해야 할 과제에 대해 비교적 친절히 얘기를 합니다만 여기서 추가적인 문제가 생깁니다. 그 일의 프로세스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경험하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담당자의 머릿속이 엄청난 부담으로 가득 차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일을 경험했거나 그 일을 조망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간단하게, 단순하게, 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그 프로세스상 과정 하나하나가 독립적인 별도의 과제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패키지화된 기획서를 작성하는 경우에는 분석, 통찰, 핵심가치 발견, 전략 수립, 전술 수립 등이 하나하나의 과제로 받아들여지게 되면서 당장에 무엇을 어찌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기도 합니다.

사실, 구분하기 애매해서 그렇지 어떤 과제도 독립적인 하나의 과제인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작은 과제라도 그것을 더 세분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험이 있거나 역량에 문제가 없는 사람은 세분화된 과정을 단순화하거나 몇 수 앞을 보면서 연결시켜 일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하나하나의 과정이 넘어야 할 힘겨운 산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과제에 대해 입체적인 조망이 가능하다면 별일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과정상에 존재하는 언덕들이 주는 중압감에 시작조차 못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쪼개서 일하기를 권합니다.


이렇게 받은 과제가 크다고 느끼는 경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경우,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경우일수록 일을 쪼개서 진행하길 권합니다. 일을 쪼갠다는 표현이 막연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 일을 본인이 생각하는 결과물을 기준으로 과정과 중간 산출물을 조각 내면 됩니다. 쪼갠다는 것은 단순화한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단순화에 특별히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그저 스스로 잠시 생각하면서 분해하는 과정입니다. 마치 추운 겨울에 입은 옷을 한 겹씩 벗겨내는 것처럼요.

이번 제품에 소비자에게 전달돼야 하는 메시지를 도출하라는 과제를 받았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 결과물은 어쩌면 광고 카피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내용의 메시지입니다. 그것이 특장점일 수도, 차별점일 수도, 핵심 효익이나 가치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만 생각하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습니다. 또 내부자의 관점에서 좋은 게 좋은 것 일 수 있는 제한된 메시지일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일을 쪼갤 필요가 있습니다. 일을 쪼갠다는 것은 어쩌면 질문을 쪼개는 것과 같습니다. 누구에게 말해야 하는가? 경쟁사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우리의 장점은 무엇이고 얼마나 강력한가? 소비자의 니즈는 무엇이고 얼마나 수요가 있는가? 소비자가 기대하는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이 제품과 그 특성은 기존에 존재하는 것인가? 우리에게는 그 메시지를 전달할 자원이 얼마나 있는가? 경쟁사는 그들의 메시지를 얼마나 강력하게 전달하고 있는가? 등등 쪼개보자면 꽤 많이 쪼갤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많이 쪼개는 과정에서 일이 늘어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쪼갬의 원칙은 과정을 단순화하고 조각의 개념을 간단하게 처리하기 위함입니다. 그렇게 과제를 쪼개서 스스로가 느끼는 과제의 부담을 분산시키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전체 과제의 결과물을 위해 투입하는 고민의 시간을 쪼개진 개별 사안으로 분산하는 것이 그 시작입니다. 사안이 작아질수록 조망하기가 쉽고 통찰하기가 쉽습니다. 결과물의 질과 양을 가늠하기도 용이합니다. 그만큼 일을 진행하는데 자신감이 생기고 속도감도 느끼기 쉽습니다. 쪼개는 과정에서 일처리 프로세스와 방법을 다시 한번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일을 쪼개는 것은 큰 나무를 뿌리, 몸통, 큰 가지, 잔가지, 입 등으로 구분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일 쪼개기를 WBS(Work Breakdown Structure)로 설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렇게 현학적일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덩어리진 일을 보다 작은 조각으로 나누면 됩니다.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별거 아닌 일의 규모로 말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MZ세대의 자기소개서 작성요령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