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는 브랜드 확장 아이덴티티이자 비주얼 아이덴티티
다양한 유형의 브랜드 마케팅 사례가 있지만, 캐릭터를 통한 브랜드 마케팅은 최근 그 비중이 과거보다 많이 축소된 경향을 보입니다. 특히, B2C 필수 소비재임에도 일반 생필품보다는 훨씬 친숙하지 않은 정유업계에서의 캐릭터를 통한 브랜드 마케팅은 흔하지 않은 사례입니다.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우리가 주로 자동차나 난방유로 사용하는 기름은 그 특성과 차별성을 커뮤니케이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칫 너무 전문적이거나 기술적인 얘기로 흘러가서 소비자에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연료의 특성상 사용자가 직접 5감으로 느끼기보다는 자동차나 보일러 등 어떤 수단을 거쳐서 그 성능을 체감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면 연료의 품질이 만들어 내는 차이를 인지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결국, 정유회사 또는 유류상품의 브랜드에 대한 구매선택은 가격, 접근 편의성 그리고 브랜드 신뢰성이나 호감으로 결정이 되곤 합니다. 가격이나 접근 편의성은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소구하기 보다는 유통 접점에서 소통되고 거래되는 경향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정유 브랜드 들은 브랜드의 신뢰성이나 호감을 주로 광고 소재로 활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제품의 특성이나 차이가 체감형이 아니다 보니 어쩌면 막연히 좋은 기름이라는 얘기를 잘 전달하는 것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기름 얘기보다는 CM송이나 유명한 셀럽을 광고 소재로 사용하여 친밀감과 호감을 형성합니다.
구도일의 탄생
'구도일'은 2012년 탄생한 에쓰오일의 마스코트 혹은 캐릭터입니다. 구도일은 어쩌면 비슷하기도 하고 다소 헷갈리기도 하는 정유 브랜들의 광고 내용에서 소재의 시각적 차별화를 목표로 기획된 커뮤니케이션 기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케팅 소재로 캐릭터를 활용하는 것은 잘 된 경우 장점도 있지만, 많은 경우 호불호가 엇갈리거나 유의미한 이미지를 만들지 못하는 어려움도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캐릭터의 개발도 활용도 쉽지 않은 방법이다 보니 캐릭터 마케팅을 지속해서 의미 있는 브랜드 성과를 거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구도일의 디자인 모티프는 막 떨어지는 기름 한 방울에서 왔다고 합니다. 에쓰오일은 구도일의 형상이 좋은 기름의 유동성 있고 매끈한 질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또 '구도일'이라는 이름은 'Good Oil’이라는 영문 발음을 한글 연음으로 받아 적은 것으로 마치 구씨의 도일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는 인식을 형성했습니다. 또 '구도일'의 비주얼 이미지 상의 컬러는 에쓰오일의 Corporate Identity 컬러인 노란색과 초록색을 Color Alignment 시켜 노란 피부와 초록색 멜빵바지로 매칭했습니다.
['구도일' 캐릭터의 시작은 2010년으로 올라간다. 2006년부터 시작된 ‘좋은 기름이니까~’라는 CM송으로 이미 큰 광고효과를 거두었던 에쓰오일은 2010년 브랜드 이미지를 위한 새로운 수단의 필요성을 깨닫게 된다. CM송이 에쓰오일의 커다란 브랜드 자산이었던 것은 분명했지만, CM송만으로는 광고 영역의 확장 부분에 있어서 한계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갈수록 아이디어 자체는 평범해지고 있었고, 한 단계 도약하는 브랜드를 위해 광고적으로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다. 그러한 고민 중에 튀어나온 마케팅 수단이 바로 캐릭터였다. 에쓰오일이라는 브랜드는 이미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인지되어 있는 상태였고, 그것보다는 소비자에게 상업적 이미지가 아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는 것이 더욱 중요했기에 캐릭터는 에쓰오일에게 꽤나 매력적인 브랜딩 방식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당시 캐릭터 개발은 끝까지 진행되지 못했다. 성공적인 캐릭터 브랜딩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출처. https://www.jungle.co.kr/magazine/6156)
캐릭터 개발 스토리
“2010년 브랜드 심벌로써 캐릭터를 심도 있게 검토했어요. 당시 캐릭터 전문 디자인 에이전시와 협업하면서 캐릭터의 필요성, 개발 후의 육성 방법, 활용방안 등 다각적인 측면으로 고민했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캐릭터 개발이 부담이 되기도 했어요. 캐릭터라는 게 일종의 생명력이 있는 것이라 만들어놓고 육성하지 못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판단이었죠. 그런 부분이 단기적이 아닌 중장기적 문제라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었고요. 성공했을 때야 확고한 브랜드 자산이 되겠지만, 만약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를 누가 어떻게 감당하느냐에 대한 현실적인 우려도 있었죠. 그래서 당시 추진했던 캐릭터 개발은 시간을 두고 좀 더 고민해 보자는 식으로 미뤄지게 되었어요.” [민웅기 에쓰오일 고객개발마케팅팀 차장]
에쓰오일이 캐릭터 개발 이슈를 다시 꺼내든 건 2012년이었다. 2012년도 광고를 준비하면서 다시금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던 것. 그리고 캐릭터 개발이 또다시 화두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미 내부적으로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던 터라 이번에는 실패에 대한 우려보다 기대감과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더욱 크게 자리했다. 게다가 어느 정도 디자인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마련되어 있었기에 개발 과정 또한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 개발 파트너인 제일기획과도 이미 2006년부터 협업관계를 유지해왔기에 대행사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출처. https://www.jungle.co.kr/magazine/6156)
‘
구도일’은 중동이 고향으로, 좋은 기름 가문의 5대 독자이자 유일한 후계자입니다. 좋은 기름이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사막을 넘고 바다를 건너 서울까지 왔다는 배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 ‘구도일’이 좋은 기름이 되기 위해 한국이라는 먼 땅으로 떠난다고 했을 때 집안사람 모두가 반대했지만, 그 누구도 도일이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는 스토리도 만들어졌습니다.
에쓰오일은 지난 2015년 '구대디'와 '구미소' 등 구도일 가족 캐릭터들을 추가로 도입했고,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도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에쓰오일 본사 1층과 울산공장에 각각 구도일랜드 1호점과 2호점을 오픈하여 쿠션, 골프공 등 구도일을 활용한 다양한 굿즈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2018년에는 강원도 홍천에 '구도일 파크골프장'도 개장을 했습니다.
'구도일'에 대한 평가
이런 상황에서 에쓰오일의 '구도일'은 꽤 성공한 캐릭터 마케팅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구도일'을 광고 속의 환기장치나 자극의 소재만으로 활용한 게 아니라, 광고 속 이야기의 화자(Speaker)이자 광고 메시지를 끌고 가는 주인공으로 지속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구도일' 캐릭터를 통한 통합 마케팅은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 극복하는데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 민웅기 / 에쓰오일 브랜드마케팅팀 부장]
(유명 연예인을 기용해 광고를 할 때) 그 시기에는 광고의 임팩트라든지 주목도가 굉장히 높지만 시간이 흘렀을 때 우리만의 차별화된 자산으로 남지는 않았습니다. '그럼 시간이 흐를수록 에쓰오일 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자산이 뭐가 없을까?'를 고민했을 때 그게 바로 캐릭터였습니다.
당시 캐릭터를 등장시킨 정유사 광고는 처음이라 조금 생소했습니다. 하지만 구도일의 친근함이 소비자들에게 통하면서, 구도일 마케팅은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정유기업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개선하는 데 일조했단 평가를 받습니다.(출처 : 팍스경제TV(http://www.paxetv.com)
구도일의 활용
구도일은 이미 대중과 소통하는 캐릭터로 개발된 만큼 활용뿐 아니라 캐릭터의 성장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세계관이 없고, 성장하지 않는 캐릭터는 대중에게 금방 식상해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에쓰오일의 구도일 육성계획은 꽤나 치밀하게 진행됐습니다. 론칭 초기 '구도일'을 알리는 작업을 지속했습니다. 좋은기름=에쓰오일이라는 공식을 '구도일' 이라는 캐릭터에 담아 꾸준히 알릴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TV CF를 비롯 주유소 판촉물, 비즈링, 기업 브로슈어 등 에쓰오일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구도일이 선보였으며, 젊은 작가들이나 대학생들의 아이디어 빌리고자 현재 ‘구도일을 세상에 알려줘’라는 브랜드 공모전을 펼치고 있기도 했습니다. 캐릭터의 패밀리화나 사회화는 캐릭터의 세계관과 스토리텔링을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기 때문에 구도일의 가족이나 여자친구를 만드는 등 점진적인 캐릭터 확장을 시도했습니다.
광고 (TVC, 인쇄)
캐릭터 플레이 (조형물, 굿즈, 마케팅 오브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