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보러 갑니다.
당신이 잘 있는지 보러 와달라고 한 3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 3개월 동안 한 번도 당신을 보러 가겠다는 마음을 지워 본 적은 없었다.
당신의 말을 지켜주고 싶었다.
어린 당신에게 당신 말을 진심으로 귀하게 생각하고 기억해 주는 어른이 있다는 걸 알게 해주고 싶었다.
처음 본 그날 당신의 불안이 오롯이 느껴져서
그래서 당신에게 가야겠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뭐라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상하리만큼 꼭 당신을 보러 가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저를 기억하지 못할까 봐
당신 기억 속에서 지워진 순간이었을까 봐
당신은 저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봐
막연히 걱정이 되기도 했었다.
그래도 괜찮다.
제가 온전하게
그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있으니
그거면 충분하다.
그렇게 당신을 보러 갔다.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당신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렇게 다가갔을 때
당신이 환하게 웃으면 정말 저 보러 오신 거예요?라고 했을 때
오늘 당신을 보러 가기로 한 걸
3개월 동안 당신이 잘 있기를 간절히 바랐던 걸
모두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냐고 물었을 때
하루에 두 번 정도 심란할 때가 있는데
그래도 열심히 일 배우고 있다고 괜찮다고
당신은 참 투명해서
감정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나는
작은 아기 새 같은 사람이었다.
딱 한번 그렇게 인사 정도밖에 하지 않은
신입직원의 말을 지켜 주기 위해
휴가를 내고 찾아가는 일이
누군가는 유난스럽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어른도 하나쯤은 있어도 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이런 작은 아기 새도 하나쯤은 있어도 되지 않나 싶다.
당신에게 고맙다.
3개월 동안 잘 있어줘서
그렇게 저를 기억해 줘서
그것만으로도 오늘은 당신과 저에게 온전히 충분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