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것 같아.
좋아하는 게 뭐야?라는 물음에
대답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좋아하는 거...
좋아한다는 거...
그건 어떻게 풀어내서 설명할 수 있는 감정인 걸까?
누군가 이건 어때라고 물으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긍정적인 표현은
괜찮은 것 같아.
딱 그 정도여서 그래서 괜찮은 게 = 좋은 게 아닐까 하는
책을 좋아하는 것 같다.
책을 보는 것도 읽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걷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거리를 바라보고
사람들을 바라보고
아기들을 바라보고
강아지를 바라보고
괜찮은 것 같다.
좋아해, 좋아한다라고 말해 본 적이 거의 없다.
그 감정이 오롯이 어떤 건지 모르겠어서
그 감정을 표현해 버리는 게 너무 무겁고 무서웠던 것 같다.
지금도 그래서 그 말을 못 한다.
무언가를 좋아해
누군가를 좋아해
너무 좋아
엄청 좋아
이런 말들...
마음껏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러웠던 적이 있었다.
그 감정에 확신이 없어서
그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서
그래서 한 번도 자신 있게 말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좋아해라는 말
온전하게 이 감정이 이해가 돼서
뱉어낼 수 있었으면
진심으로 이 감정이 가득해서
소리 낼 수 있었으면
누군가에게 아무렇지 않은 이 말이
이토록 나에게는 쉽게 허락되지 않은 건
더 가슴에 가득한 그날이 언젠가 올 거라서
그때까지 그냥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거였으면
그런 거였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