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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나다라봉 Apr 13. 2024

[다] 육아의 신세계, SNS 커뮤니티에 눈 뜨다.

공감과 대화를 원하는 사람들 다 모였다.

코로나 시기의 출산, 생후 12개월 전까지 엄마와 아이 단둘이 있는 시간이 정말 길다. 100일 때까지는 기본적인 생활의 리듬을 맞추지 못해 힘들었다면, 그 이후에는 이유식 준비, 간식 준비, 계절별 옷 준비, 월령에 따라 교구, 책 준비 등등 시시각각 변화하는 아이의 성장에 맞추어 준비하는 것에 애를 먹는다. 어떠한 기준이 생기기 전이라,  무엇이 맞는지도 모르고 끊임없이 변화에 맞추기 급급한 시기다.


그래도 이 과정에 내게는 '미션'같이 느껴져 우울증상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마치 단기 프로젝트 하듯이, 새롭게 시도하고 뿌듯해하고 그 과정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원래 내가 쓰던 계정에 올렸는데, 육아맘들의 SNS를 보니 아이 전용 계정을 만들어 육아기록을 하거나 사진을 남기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어찌나 사진들을 잘 찍고 편집을 잘하는지, 색 밸런스가 맞는 예쁜 피드들이 눈에 띄었다. '감성육아템'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배치하고 구매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사진들이 인상 깊었다.




아이 100일 즈음되어, 나도 하나의 계정을 마련했다. 콘셉트는 육아템 리뷰. 육아 초기 고군분투 했던 과정을 한 피드에 담기 시작했다. 블로그보다는 글밥이 짧아서 부담 없고 사진도 매일 찍어대니 참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 나눌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더 나은 건 없는지 확인받고 싶기도 했다. 또 누군가한테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싶고. 그래서 자발적으로 꾸준히 업로드하는 것이 가능했다.



꼼꼼하게 올린 리뷰가 온라인커뮤니티에서 공유되고, 꽤 긍정적인 반응도 많이 받았다. 여러 번 왕래했던 사람들과는 꽤 자주 댓글로 소통하고 서로의 육아를 지켜보며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기도 했다. 나의 육아 세상이 한층 넓어진 느낌이었다. 그리고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구나, 나만 잘 모르는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에 안도되었다. 둘째 맘들이 종종 하는 말 중, 육아는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도 이해가 되니 육아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


그 시기 즈음, 발견한 '체험단'모집! 육아 키워드로 육아맘, 육아파파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들은 체험단을 꽤 활발히 운영하고 있었다. 한번 넣어볼까 하고 처음 신청했던 '물티슈' 체험단에 선정되었다. 바로 물티슈 한 박스가 배송되었다. 기한 내 피드 하나만 올리면 되는 조건! 아직 잘 앉지도 못하는 아이를 데리고, 옷도 예쁘게 입히고 물티슈와 함께 구도를 잡아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그즈음 나의 팔로워 수가 몇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계정 시작한 지 약 50일 정도 후였고, 당시 좋아요 수도 100개가 넘었으니 꽤 활발한 계정이었던 것 같다.

정성을 다한 포스팅 ㅎㅎ 일단, 너무너무 재밌었다. 아이가 잠든 시간에 어떻게 사진을 찍을까 구상하고 배치도 미리미리 해두었다. 아이도 엄마와 매일 똑같은 생활이 지루했을(?) 텐데 새로운 아이템을 발견하면 이리저리 무언가 호기심을 가지고 찐 사진 모델이 되어주기도 했다. 나에게는 육아피로를 이겨낼 생기가 생겼다.


그렇게 시작한 체험단은 점점 더 그 스케일이 커져서 웬만한 육아템을 사지 않아도 신상품을 먼저 써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얻었다. 물티슈도 6개월치 추가로 받고, 이유식도 3개월치, 이유식 조리도구, 유아 식기, 유아 사운드북, 아동복, 아이 간식, 세제, 바디로션, 바디샴푸, 짜 먹는 죽, 기저귀와 같은 생필품, 소모품뿐만 아니라 범퍼 매트, 폴더 매트, 인디언텐트 등 인테리어 소품도 쏠쏠히 받았다. 큰돈 나가는 육아용품이 다 해결되니 엄청 절약도 되고 엄마인 나도 매일매일이 미션이라 재미있고, 비슷한 월령대의 아이를 키우는 육아 동지도 얻고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었다. 나는 딱 사진 찍고 잘 업로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많은 사람들은 SNS를 통해 사업홍보를 하는 사람도 꽤 많았고, 공동구매도 활성화되어 있더라. 정말이지 거대한 커뮤니티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육아를 하지 않으면 모를 커뮤니티다. 코로나 시기, 온라인상에서 그 육아의 고충을 나누고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그런 장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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