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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나다라봉 Apr 17. 2024

[다] SNS 육아는,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여러 가지 역할과 임무 속에서 양육자로서 기준을 세우는 것.

코로나도 처음. 육아도 처음. 체험단도 처음. 엄마가 된 것도 처음이었던 2020년의 날들.




출산과 육아, 여차여차해내고 있었다. 그 시간의 아이는 참 귀엽다. 이유 모를 울음이 지속되고 잠을 자지 않는 시기 물론 있지만 그럼에도 정말 귀엽다. 아이가 귀엽게 성장하는 사이 엄마는 스마트폰 속 세상에서, 수많은 육아템을 리뷰하며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세상에는 빛과 어둠이 있는 법...! ㅎㅎㅎ 육아를 하는 사람들끼리의 공감대 형성도 있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휩쓸려갈 수도 있다는 것을 오래 지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홍보인지 진실인지 헷갈리는 것부터 어쩌면 가스라이팅 같은 피드도 참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육아에 대해 잘 모르는, 육아에 대해 불안감이 높은 양육자를 타깃으로 하는 콘텐츠도 참 많다. 물론 잘 선별하면 유익하니, 그 시간 동안 양육자로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 숙제이다.


아이가 자라면서 정말 많은 부분을 어떤 기준에 의해 판단하거나 교하게 된다. 일단, 영유아 검진에서 키와 몸무게도 백분율로 나오니 또래 아이들끼리 줄 세우기가 시작된다. 또 몇 개월에 누구는 무얼 한다더라, 언제 걸었다더라, 옹알이 단어를 몇 개 뱉었다더라. 수도 없이 많은 메시지들이 쏟아져 나온다.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 같지만 일부는 우리 아이가 이렇게 잘한다는 걸 자랑하고 싶어 한다는 것도 보인다. 처음에는 신체적 발달로 시작하고, 점점 더 인지적 발달로 그 범위가 넓어진다.


이때 양육자의 성격에 따라, 반응과 대응이 다르다. 다른 아이가 무엇을 한다한들 태평할 수도 있고, 다른 아이보다 우리 아이가 잘하고 있음에도 전전긍긍할 수도 있다. 또는 우리 아이도 잘하는 걸 생각해 보고 안심하기도 한다. 이 또한 너무너무 다양해서 양육자의 중심을 잘 잡는 게 좋다. 우리 아이는 신체 발달은 중간 정도, 대근육, 소근육 발달은 빠른 편이었다. 인지적인 발달은 보통이거나 조금 늦은 편이었던 것 같다. 나는 우리 아이도 잘 자라고 있구나, 하는 안심하는 엄마였다.


우리 아이가 더 잘 자라거나, 무언가 잘하면 기분이 좋다. 그런데 무언가를 잘하게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잘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괴로워진다. 왜냐하면 아이는 엄마의 생각이나 말을 따라줄 마음이 없기 때문에...(^^;;;) 조급한 사람이 지는 거다. 조급한 사람이 그저 목소리가 커지고 불안하다. 아이는 정작 엄마가 왜 저러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아이의 입장에서 종종 생각해보려 하지만,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고, 전혀 그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할 때도 많다. 엄마의 답답함이나 불안함이 아이에게 전달되는 것이 꽤나 안 좋은 일이지만 초보 엄마는 그런 부분도 시행착오를 겪으며 아이와 함께 성장해 나간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나의 감정을 조금 더 살펴볼 기회가 생긴다. '내가 왜 이렇게 화가 났지?', '왜 이렇게 불안해하지?'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여러 좋아 보이는 육아 환경 속에서 내가 처한 환경을 자꾸 비교하고 있던 거다. 어느새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런 부정 감정으로 그동안 참 오래 있었구나 싶어서, 반성하게 된다. 아이를 키우면서 한번 더 성장하는 그런 고군분투의 시기가 흘러간다.


육아를 스마트폰 세상으로 배웠더니,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가정이 보인다. 월령별 어떤 교구, 어떤 학습 과정, 어떤 유치원 등 비교하려면 끝도 없는 세상일 수 있다. 조금 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니 힘든 것을 공유하는 것은 일부이고 "우리 아이 잘 크고 있어요".라는 메시지가 더 많이 보인다. 나도 그러고 있었다. 굳이 어려운 이야기를 아이 얼굴을 내밀며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 거라 이해한다.


요즘 세상은 육아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육아 SNS에서는 세상 멋진 육아 가정만 모여있으니 모순적이지 않은가? 육아의 눈높이를 그 SNS의 모습으로 맞추다 보면 육아가 어려워지기 딱 좋다. 그 굴레에서 빨리 빠져나와 삼자의 눈으로 봐야 한다. 좋은 정보는 취하고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들은 내려놓는다. 그리고선 그 정보를 기반으로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만 조심하면 될 것 같다. (물론 따르는 건 자유고 통장이 텅장되는 게 아니라면 괜찮다.ㅎ) 그리고 SNS는 결국 커뮤니티의 일부이므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도 많다. 궁금한 것이 있다면 더 적극적으로 직접 검색해 찾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멍하니 피드만 바라보고 있지 말고 직접  움직이자! 생각보다 더 가까이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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