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혼자 섰습니다.

해가 뜨면 함께 달려요.

by 가솔송

항상 아이들과 함께 왔던 공원을 혼자 왔어요. 가족과 함께 오다 혼자 온 공원은 낯설었습니다. 놀이터를 먼저 갈 건지? 오리를 먼저 보러 갈 건지 물어보지 않아서 좋았어요. 그늘이 서늘한 곳을 출발점을 정했습니다.



처음으로 혼자 섰습니다.





온전하게 일대일로 세상과 만나는 느낌. 서로에 대해 친밀하게 알아 갈 수 있었습니다. 집에 가지 않고, 바로 공원에 온 나를 다독여 줘요. 그냥 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타입이여서 환경설정을 했습니다. 둘째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놓고 바로 공원으로 와요.



“내가 제일 잘 뛰어." 라는 마음을 장착해요. 자신만만한 마음이 더 부풀어 오르게 나둬요. 이 마음이 있다면 결국 잘 뛰게 될꺼니까요.



무리하지 않고 먼저 걸었어요. 차분히 걷다 보니 몸에 예열이 생기면서 속도가 살짝 붙어요. 내가 가고 싶은 마음의 속도로 한번 뛰어봐요. 금세 팔과 다리는 지쳐버리고 말았어요. 물이 고팠습니다. 평상시에 잘 느끼지 못하던 뱃살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뛸 때 출렁거림과 일렁거림이 한데 모여 요동쳐요.



흔들려라 살아!



제왕절개로 만들어진 뱃살은 도톰했고 비만에 걸맞은 명성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늘어진 뱃살은 출렁이다 못해 간지러웠습니다. 이렇게 많은 울렁임은 뱃살도 처음이었지요.



정체되어 있던 내 삶도 흔들려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쉬지 않고 가뿐히 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오만이었어요. 뛰고 숨이 헐떡여 뛰기는 힘들었습니다. 흔들리는 호흡을 부여 잡고 걸었어요. 마라톤에 나가는 사람들이 존경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나를 데리고 뛴다는게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어요. 걷고 뛰고를 반복하면서 1시간을 채웠습니다. 무작정 뛰기보다는 배에 힘주고 뛰는게 더 수월했어요.



누구의 속도에 맞추지 않아도 좋았고 , 가을이 오고 있는 터라 바람은 서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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