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면 함께 달려요
평소에 달리기를 해본 적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대답은 "아니요." 입니다. 몇몇 주변 지인들이 마라톤에 나갔다는 얘기를 들었던 적도 있습니다. 남편도 가끔 달리기도 합니다만 엄두 내지 못했어요. 핑계라면 핑계일까요. 둘째를 출산하고 2년이 지난 후에, 달려본 적이 있었습니다. 마음만은 앞을 가로질러 갔지만 무릎 통증이 느껴져 계속 달릴 수가 없었어요.
뛰고 나서 오는 통증은 무릎 주변이 욱신거리면서 한 번에 사라지지 않았어요. 걸을 때마다 찾아왔습니다.
아이 둘 낳으면서 약해져 버린 무릎인 건지, 살이 쪄서 힘든 건지, 아직 때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달렸을 때 다리는 아팠지만, 무릎은 괜찮았어요. 1년 동안 몸이 회복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다행이고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달리기를 시작해도 괜찮겠다는 신호를 알아차렸어요.
하루 달려본 달리기의 성적은 형편없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씩 등산했을 때 힘들지 않아서 달리는 게 괜찮을 거로 생각했어요. 착각이었습니다. 첫술에 배부를까? 쉽지만 2분 달리는 것도 힘들었어요. 덕분에 신체가 달리기에 무방비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뛰고 싶으면 운동장을 마음껏 뛰었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갔어요. 돌아오지 못하는 시간이지만, 그 시절처럼 되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평소에는 걷거나 등산하는데 뛴다는 건 세상이, 온몸이 흔들렸습니다. 그렇기에 달리면 살이 빠진다는 말이 이해됐습니다.
익숙지 않은 달리기를 선택해서, 술잔에 술이 넘치듯 출렁이지만,
중심을 잘 잡아보려고 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의 수필집 중에
인생에는 분명 그렇게 평소와 다른 근육을 열심히 사용해 볼 시기가 필요하다.
설령 당시는 노력의 열매를 맺지 못하더라도
라는 글이 있습니다. 달리기를 얼마나 이어갈지, 중도 포기할지 모든 것이 불분명한 상태이지만, 해보지 않았던 달리기. 평소와 다른 근육을 열심히 사용해 볼까 해요.
써보지 않았던 근육을 쓰느라 정신없지만, 지금의 시도가 미래의 나에게 좋은 양분이 될 거라 믿습니다.
지금 어떤 다른 근육을 써보고 계시나요? 새로운 도전을 하시는 분들께 조용히 응원을 보냅니다.
둘째 날의 달리기 하늘은 맑고 푸르고 싱그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