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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픽스의 빗치 Apr 21. 2019

인과관계를 무시한 호감

2016.1.7.

인과관계를 무시한 호감이란 게 있다.


아무런 이유 없이 누군가가 (무언가가 어딘가가) 좋은 것. 계기가 없는데도 좋은 것. 나에게 오는 것이 없는데도 좋은 것.


말도 안 되는 농담을 해도 재미있는 것. 다른 사람이 했으면 기분 나빴을 말도 그냥 넘어가게 되는 것. 잘생기거나 예쁘지 않은데도 잘생기고 예뻐보이는 것.


길을 가다가 음악이 나오면 사람들 시선 신경쓰지 않고 같이 춤추게 되는 것. 그게 너무 웃겨서 큰 목청으로 웃어젖히는 것. 둘 말고는 아무도 모를 약속같은 단어로 대화하는 것.


너무나 아무 것도 아닌 사소한 공감대도 어쩜 이리 똑같냐며 박수치며 좋아하는 것. 먹던 포크로 서로의 입에 음식을 찍어 넣어주는 것. 마주보며 옆으로 넓게 벌린 입 안으로 이에 낀 것은 없는지 확인해 주는 것. 자칫 더러운 것도 인간미라고 넘어갈 수 있게 되는 것.


근데 그거 정말 위험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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