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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픽스의 빗치 Apr 09. 2019

정지인 씨

2015.7.12.

답답하게 앞서 걸어가는 캐리어 끄는 젊은 여자.

오른쪽 왼쪽 여기저기 다 부딪히며 짐을 들고가는데 그렇게 짜증이 났더랬다.

여자가 캐리어에 붙인 영어 이니셜 스티커를 보기 전까지는.


정지인씨.

이름에 같은 글자 하나가 들어있단 걸 안 순간,

습기때문에 부스스한 머리카락이 익숙하고

가방을 한 쪽으로만 매느라 비뚤어진 어깨가 정겹고

매니큐어 바르지 않은 맨 손톱이 좋아졌다.


같은 한자를 쓸 지도 모르는 여자.

이미 짐이 돼 버린 것 같은 디에스엘알 카메라.

길 찾느라 두리번거리는 고개.

사람은 참 이상한데서 안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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