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하고 즐길 만큼만 좋아하면 되지. 꼭 덕후가 될 필요 없잖아
"당신은 어떤 분야의 덕후입니까?"
나는 항상 이 생각만 하면 내가 모자란 사람이 된 것 같다. 마치 누구나 덕후가 될 만큼 좋아하는 분야가 하나씩은 있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나는 좋아하는 것은 있어도 깊게 파고드는 분야가 없다. 항상 적당히 아는 상태로 유지하기 때문에 덕후라고 소개할만한 분야가 없다.(나는 취미도 없는 사람이다.)
나는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고 건강 관련 이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아한다. 커피도 상당히 좋아하고 캠핑도 좋아며, 손톱 다듬는 것도 좋아한다. 딱 남들이 아는 정도나 약간 더 아는 정도로만. 그래서 좋아하는 주제로 수다를 떨 수는 있어도 전문적이거나 세분화된 정보는 알지 못한다.
집요하게 파고들거나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것이 내 성향이다. 두루두루 얕게 아는 것. 평소에는 이 정도만 알아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적당히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가끔 이런 내 성향을 아쉬워하거나 열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질문이 나를 작아지게 하기도 한다.
'아.. 내가 좋아하는 걸 덕후라고 할 정도까지 파지는 않는데...'
어떤 분야에 덕후냐는 질문은 마치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는 것 같아 불편하다.
적당히 필요만큼만 좋아해도 괜찮다.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정도까지로만 알면 된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