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좋은 인재들이 모이게 된 이유
한창 직장이 맘에 들지 않아 엄청 투덜거리던 시절이 있었다. 새롭게 결정되는 사안들이 이해되지 않았고 진행되는 사업들이 맘이 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아래 문장을 본 순간 나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A급 회사는 A급 직원을 채용한다. 그러나 B급은 C급을, C급은 F급을 채용한다."
'아, 나의 직장이 A급이 아니라면 내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확실히 내가 A급은 아닌 것 같았다.
A급 회사라고 소문난 넷플리스에서는 구글만큼이나 똑똑한 인재들이 몰린다. 넷플릭스에서 최고 인재 책임자로 14년간 일한 '패티 맥코드'는 넷플릭스에 A급 인재를 어떻게 영입하고 어떻게 훌륭한 비즈니스에 적용시켰는지를 책으로 펼쳐냈다. 좋은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좋은 회사, 그들이 지키고 있는 철학은 당연하면서도 탁월했다.
1. 직원들을 어른으로 대접하라
조직이 커지면 관리하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 된다.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점점 복잡한 체계와 절차들이 생겨난다. 하지만 이런 인프라는 불필요한 규칙과 승인에 얽매이게 할 뿐 조직의 목표를 이루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책과 절차가 하나씩 줄어들수록 직원들은 더 빨리 움직이고,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직원들 각자가 경영진의 업무는 직원들 통제가 아니라 멋진 팀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전제조건이 있다. 실행력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의 도입,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명확한 지표, 그들에게 자유와 책임감을 쥐어주는 경영진의 신뢰. 회사가 직원들을 어른으로 대할 때, 직원들도 어른으로서 행동한다.
2. 모든 직원들의 업무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직원들에게 회사가 정확히 어디에 있으며 성취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얘기해야 한다. 각자의 영역에서 실무에 허우적거리는 직원들과, 나무 위에서 숲 전체를 보는 경영진의 시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당면 과제와 비즈니스가 직면한 도전을 분명히 하고 서로 소통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모든 직원이 사업에 대한 같은 이해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일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경험이 회사의 손익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회사의 손익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3. 극도로 솔직하게 소통해야 한다.
솔직함은 사람들을 성장하게 한다. 회사의 사정과 다가올 변화에 직원들에게 진실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은 서로의 신뢰를 키운다. 또 괜한 오해를 없앨 수 있다. 조직에 요구되는 변화와 그에 따른 결정사항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신뢰는 솔직함에서 온다. 사려 깊고 생산적인 '피드백'은 개인에게든, 기업에게든 발전함에 있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 물론 이런 솔직함은 경영진들의 몫만은 아니다. 솔직함의 핵심은 쌍방향이다. 모든 사람에게 솔직하고, 모든 사람이 솔직해질 수 있는 문화가 중요하다.
4. 사실에 근거한 격렬한 토론을 권장해야 한다.
격렬한 토론은 3번의 '극도의 솔직함'과 연결되는 문제이다. 사실, 즉 데이터에 기반한 솔직한 토론은 훨씬 훌륭한 결정을 내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 데이터가 말해주는 현상과 그 이면에 담긴 통찰력은 사실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사실에 근거한 격렬한 토론은 뜬소문이나 비공식적인 통로를 통한 일그러진 소통을 막을 수 있다. 활발한 공개 토론은 모호한 조건에서도 탁월한 판단력을 내릴 수 있는 기술을 연마할 수 있는 길이다. 물론 서로의 지적 능력에 대한 존경이 뒷받침되어야겠지만 말이다.
5. 적당한 사람이 아닌 매우 적합한 사람이 필요하다.
넷플릭스에서는 모든 직무에 그저 적당한 사람이 아닌 '매우' 적합한 사람을 채용하려 노력했다고 한다. 지금 있는 사람과 팀에 국한하지 않고 말이다. 시장과 비즈니스는 유기체와 같이 계속 변화한다.
'패디 맥코드'는 넷플릭스에서 '회사는 가족이 아니라 스포츠팀과 같은 것'이란 비유를 들었다. 팀은 계속 진화하는 것이고 팀을 유동적으로 구축하는 것은 회사와 직원 양쪽 모두에게 이득이다. 스포츠에서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도 교체되듯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안정된 기분에서 느끼게 한다면 그곳이 세상에서 제일 위험하다. 우리 모두 앞으로의 길을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그것이 직원과 팀, 회사를 번성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6. 직원의 가치만큼 보상하라
보통 기업이 직원의 노고에 보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은 급여다. 그 직원이 조직에 가져다주는 가치를 넘어 미래에 가져다줄 가치만큼 보상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기본도 안된 조직이 참 많다.) 현재 사업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뿐만 아니라 핵심 인력이 가져올 추가 매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가 그 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그러면 그 조직은 경쟁력에서 뒤질 것이다. 직원들이 자신들의 가치만큼 대가를 받기 위해 조직을 떠나야만 하는 시스템은 불안만 야기할 뿐이다.
패디 맥코드의 말을 빌리자면 회사는 직원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직원들이 회사 덕에 행복하다면, 그 이유는 최고의 사람들과 훌륭한 일을 하기 때문이어야 한다. 그 말은 직원들도 재능과 적합한 능력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며, 회사도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내가 A급 직원은 아니라고 스스로 진단을 내렸지만 언제고 똑똑한 인재들과 함께 Powerful 하게 일하고 싶다. 내가 A급 조직을 만들어서라도 말이다.
모든 경영진과 인사관리자에게 이 책을 강력 추천합니다!
체인지그라운드에서 운영하는 독서모임 씽큐베이션 3기 '만담' 그룹에서
패티 맥코드의 <파워풀>를 읽고 쓴 4번째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