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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도 학생도 눈치를 본다.

by 김갑용

집단주의 사회에서는 항상 남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여과 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을 금기(禁忌) 시 한다.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재빨리 알아채서 거기에 어느 정도 맞추어 행동해 줄 것을 요구받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의 마음을 읽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럴 때 발휘되는 능력을 ‘눈치’라고 한다.

상대의 마음을 미루어 알아내는 힘인 것이다.


학교에서 학생은 교사와 동료 학생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교사의 뜻에 부합하는 것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다른 학생들에게 수용되는 것인지?

이 모든 것을 고려한 후에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때로는 행동의 주체가 타인이나 집단이 되는 경우도 있다.

학생의 행동을 위해 교사라는 타인이 학교 집단의 전통적 역할에 따라 결정을 내려주는 경우이다.

모든 면에서 미성숙했다고 보는 저학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고학년의 경우에는 또래집단에서 행동 결정을 내려주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그 집단에서 소외되고 싶지 않다면 요구되는 결정에 따라야 한다.


결국 학생은 본인의 의사보다는 상대방의 의사를 먼저 파악하려고 하는 습성을 익히게 되고,

이는 타인에게 의존적인 모습을 형성하게 한다.

타율적인 학생의 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학생 활동 경험을 제공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교사들도 그렇다.

결재자의 의도와 성향을 파악하고

그의 승인을 위한 내용들로 채워 번거롭지 않고 무난하게 근무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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