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갑용 Jul 08. 2021

학교, 민주시민교육 내실화 방안 모색

Ⅰ. 서론


  많은 사람들이 시민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리하여 학교민주주의, 학교 민주화, 학교자치, 교육 자치, 민주 학교 등의 관련 용어들이 등장하고 개념의 혼돈을 불러오기까지 한다.

  그래서인지 학교 현장에서의 시민교육은 체계적이지 못하고, 이벤트 형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은 무엇이며,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가? 국내외 사례를 분석을 통해 올바른 학교 민주시민교육 방향과 체계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민주시민교육의 방향

우리 사회는 시민교육의 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없는 실정이다. 장은주 교수는 민주시민교육이 시민적 역량에 대한 교육과 민주적인 가치와 태도에 대한 교육을 핵심으로 한다고 보았다. 이때 시민성 역량은 민주시민으로서의 판단 능력, 행동능력, 방법론적 활용능력을 말한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는 민주시민교육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민주적 학교문화 속에서 일상의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실천하며, 나아가 지역사회와 연대하여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실제 수행해 보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2. 민주시민교육의 개념과 역량

민주시민교육은 비판적 사고력을 가진 주체적인 시민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존중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향상하는 교육이다. 이때 민주시민의 역량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와 핵심가치에 대한 지식과 이해

◦타인의 권리와 존엄성을 존중하고 다원성을 인정하는 시민적 관용

◦공공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시민적 효능감

◦사회 정치적 문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비판적 사고력

◦대화와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기술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와 상생의 원칙에 따른 협력과 연대


3. 학교 민주시민교육의 문제점

가.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 부족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개념과 역량에 대한 이해가 제각각으로 혼돈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시민교육에 대한 목표와 기본 원칙 등에 대한 사회적인 공론화와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

나. 교육과정을 통한 민주시민교육 실효성 미흡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민주시민교육을 위해서는 교육과정을 통한 민주시민교육이 중요하며, 내실화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2022 교육과정 개정에서 민주시민교육을 교육과정 구성의 핵심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다. 수업 속에서부터 학생의 시민역량 강화 필요

학교에서 대부분 진행되는 수업 속에서 학생들이 민주시민의 역량을 개발하고 발휘될 수 있도록 수업 형태와 방법의 변화가 필요하다.

라. 직접 참여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경험 부족

시민교육을 이론으로 교육하는 것이 아닌 삶 속에서 실천하면서 시민적 효능감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으며, 사회참여를 위한 소제 개발과 학생 자치활동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마. 민주적인 학교 환경 조성 미흡

민주시민 교육의 학교 기반이라 할 수 있는 민주적 학교 문화 조성이 선행될 필요가 있으며,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통한 학교 운영이 필요하다.


Ⅲ. 국내외 사례 분석


1. 해외의 민주시민교육 운영 사례 분석

가. 독일: 살아있는 정치교육

독일은 빌리 브란트 수상(사회당, 1969년)시절 “민주주의를 감행하라!”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초・중・고 학교에서는 민주주의자를 길러내는 것이 최고의 교육목표로 설명하면서 반권위주의교육・비판 교육・저항권교육 등의 정치교육을 시작하였다. 1970년대 초반부터 「정치교육」과목을 설치하였다. 이때 교과목은 사회 과목의 일반사회 영역의 질적 변화를 통해 민주시민 과목으로 개편하는 형태였다.

독일 시민교육에서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살아있는 정치교육을 시행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일상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질문에 함께 토론하고 사회정치적 이슈를 사회・역사적 맥락에서 파악할

교육을 통해서도 지속한다.

둘째, 성숙한 민주사회의 공고화를 위해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포괄적인 공감대와 사회적 합의가 있다.

셋째,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이론과 실천의 교류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새롭게 대두되는 사회 이슈에 대한 교육전문가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논의하는 학술적 장을 마련하고 그 결과를 교육 현장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 프랑스: 시민단체와 함께하는 시민교육

프랑스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사회당, 1981년)시절 “삶을 바꾸자”라는 을 내세우며, 19세기 이후 건전한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가장 큰 목표로 보았으며, 1985년 시민교육을 초・중 그리고 1998년 고교 필수 과목을 설치하였다. 이때 교과목은 지리, 역사를 제외한 일반사회와 도덕을 통합하여 「민주시민교과」로 개편하는 형태였다.

프랑스 시민교육에서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민중 교육(노동자, 농민 등 성인 대상) 정신에 기초한 프랑스 근대교육 전체가 시민교육의 성격을 뚜렷하게 가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교육이 제도화된 이후에도 학교 교육을 보완하는 구실을 하면서 민중 교육 단체들은 대부분 문화적 활동과 사회적 참여 활동을 공유하고 있다.

둘째, 우리와 달리 공화국 시민의 양성을 강조하는 실질적인 교육목표와 운영이 실현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열된 대학 입시로 인해 확보된 시민교육도 파행적으로 흐르고 있다.

다. 영국: 인성교육과 통합한 시민교육

영국은 토니 불레어 수상(신노동당, 1997년) 시절에 “교육,교육,교육”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사상 최저의 투표율과 급증하는 청소년 문제와 다문화주의라는 현안으로 영국 사회에 다시 한번 결속하고 통합해야 할 계기와 이유를 제공했으며, 2002년부터 초등 선택, 중등 필수 과목으로 시민교육을 지정하였다. 이때 교과목은 사회과(지리,역사,일반사회), 도덕과 이외의 「민주시민」 교과를 신설하는 형태였다.

영국 시민교육에서 시사점은 시민성과 인성을 구분하기보다 하나의 교육과정에 담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민주적인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개인을 먼저 시민으로 길러내야 한다는 입장과 공동체를 우선순위에 두고 시민을 길러야 한다는 입장이 경쟁하면서 한쪽이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성교육진흥법과 학교민주시민교육조례 등 법과 규범의 차원에서 구분되어 진행되고 있다. 이를 개선하여 하나의 교육과정 틀을 마련하고 교육실천 및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2. 국내의 민주시민교육 운영 사례 분석

모범적 혁신학교로 유명한 덕양중학교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가. 생활 차원의 민주주의

열악한 지역과 어려운 가정의 환경에서 학생들은 자존감이 낮아 학교 폭력이 빈번한 실태를 극복하기 위해 회복적 생활교육을 실행하면서 「평화와 존중」의 가치를 강조하였다. 학급별 존중의 약속, 덕양중 생활 협약서, 덕양 아고라 등의 활동으로 민주적 학교 운영 시스템으로 제도화하여 직접 민주주의와 숙의 민주주의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나. 학교 교육과정 차원의 민주주의

학교 교육 과정 전반에 걸쳐 민주시민교육이 총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학교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평화9 역량’을 교과와 창체 활동에 풍부하고 위계적으로 구현하였다. 덕양중학교의 시사점은 민주시민교육은 학교교육과정 전반을 통해 명시적・잠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Ⅳ. 체계적 운영 방안


앞서 살펴본 학교민주시민교육과 관련한 국내외 사례 분석을 바탕으로 ‘교육과정, 학교문화, 지역사회’의 세 가지 측면에서 학교민주시민교육 내실화 방안을 제시한다.


1. 교육과정으로 이루어지는 민주시민교육

가. 함께 만드는 교육과정

학교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이다. 학교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것에서부터 민주적이어야 한다. 공동체 대토론회 등을 통해 학교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되는 학교공동체의 목표이며 계획이어야 한다.

이때 민주시민 교육과정을 수립하는 과정에는 다음과 같다.

①공동체 비전 세우기, ②공동체상 정하기, ③공동체 역량 정하기, ④ 우리 학교 공유하기, ⑤민주시민교육 핵심 주제와 내용 확인하기, ⑥민주시민교육 재구성하기

나. 민주적 수업

민주적 수업은 내용과 방법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마련한 민주시민교육의 내용을 실행하는 것과 함께 민주적인 수업문화라는 상호 존중의 관계와 방법에서의 민주화이다. 이러한 수업의 특성은 소통과 배움을 통한 배움, 삶과 결부된 수업, 서로가 성장하는 수업 등이다. 이에 용이한 수업 방법은 학생 참여형 또는 학생 주도형 수업으로 프로젝트 수업, 토의・토론 수업, 사회참여수업 등이 있다.

다. 민주적 학생 평가

학생 평가에 있어 민주적 운영은 학생과 함께 평가 원칙을 세우고, 친절한 평가, 학생의 성장을 돕는 평가, 학생의 자기평가, 학생 상호평가 등 학생을 평가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학생과 함께하는 평가이다. 민주적 학생 평가의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뭘 잘했는지, 잘 해야 하는지 아는 평가

◦달성해야 하는 것이 명확히 드러나는 평가

◦자신의 성장을 확인하는 평가

◦피드백을 통해 학습을 위한 평가

◦누구나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평가


2. 학교 문화 속에서 이루어지는 민주시민 교육

민주 사회의 가치는 인간의 존엄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데 있다. 이러한 가치들을 교과서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학교라는 문화 공간 안에서 구성원으로 활동하는 과정에 좋은 향을 배게 하면 그 향기가 풍기게 되는 것처럼 훈습 되어야 한다. 민주적 가치들이 반영된 행동 규범을 학교 사회에서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 바로 교육이다. 이를 위한 실천적인 방안으로 자율과 책임이 있는 민주적 의사결정과 소통과 공감의 문화가 학교생활에서 일상화되는 것이다. 이를 잠재적 교육과정으로 인식하고 제반 교육 활동의 기저로 삼아야 할 것이다.

◦민주적 경험을 제공하는 학생자치회와 학부모회 운영

◦학교 운영의 학생 참여 확대

◦함께 만들고 실천하는 생활 협약

◦민주적 교직원 회의 운영


3.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민주시민교육

독일과 프랑스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시민교육은 학교를 넘어 사회 현장으로 이어져야 한다. 사회적 실천이 이루어지도록 사소한 것부터 주체적인 시민으로서 실천해 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학교로 제한된 활동으로는 진정한 시민성과는 거리가 있다.

교육정책 디자인연구소 시민모임(2020)에서 제안한 학생들의 사회적 실천을 위한 수업 속 시민교육 3단계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단계: 민주성을 바탕으로 시민적 감수성을 높이는 단계

2단계: 수업을 통해 사회적 실천하는 단계

3단계: 교육공동체나 지역 공동체와 함께 연대하여 행동하는 단계

교실 속 3단계 시민교육은 먼저 감수성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참여를 하고 끝으로 공동체와 연대하여 행동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때 최종적인 단계로 제시된 지역 공동체와 연대 행동하는 것은 시민으로 행동하는 것은 훗날의 이야기가 아닌 학생으로서 또한 시민으로서의 삶을 일상적으로 더 많이 경험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적극적인 연대와 거버넌스 구축 등을 통해 하나의 시스템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Ⅴ. 결론

“민주주의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아울러 학교는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곳이다.

민주시민교육이 학교 교육과정에 녹아 시민역량을 기르고, 학교가 시민교육의 장으로 바로 서기 위한 실천 방안을 ‘교육과정으로 이루어지는 민주시민교육, 학교 문화 속에서 이루어지는 민주시민교육,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민주시민교육’의 세 가지 차원으로 살펴보았다.

아무쪼록 체계적인 민주시민 교육과정이 마련되어 이벤트식 시민교육을 넘어 학교가 일상적인 삶 속에서 시민을 길러내는 살아있는 시민교육을 실천하여, 우리 학생들이 학교에서부터 지역의 시민으로 확장되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의 깨어 있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교육정책 디자인연구소 시민모임(2020). 학교, 민주시민교육을 실천하다!. 맘에 드림.

심성보 외(2019). 학교 민주시민교육의 세계적 동향과 과제. 살림터.

이대성 외(2020). 민주 학교란 무엇인가. 교육과 실천.

조석현(2018). 민주시민교육의 이론과 실제에 관한 연구. 부산교육대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천의 완(2020). ‘민주시민’ 과목을 ‘국어’처럼 필수로 가르치기를 제안하는 이유, 좋은 교사 10월 호. 좋은 교사운동 출판부.

매거진의 이전글 계급으로 분리된 삶과 교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