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와 좋은 관계란

by 삶 집착 번뇌

최근 우리 회사 물류를 맡아주는 대표님과 한 시간 반 정도 통화를 했다. 나와의 트러블은 아니었고, 다른 업체들과 생긴 문제들 때문에 많이 지쳐 있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대표님이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도왔다.


대표님은 너무 힘든 나머지 장기 하나를 제거하는 큰 수술까지 겪고, 양쪽 손목 인대도 끊어졌다고 했다. 통화 마지막에 “항상 매너 좋게 잘 대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듣고 전화를 마쳤다.


나는 내 사업이 운으로 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실력이 쌓이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꾸준히 장기전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가능한 안정성이다. 빠르게 성장했지만, ‘운’이나 ‘욕심’에 기대본 적은 없다.


그렇다 보니 다른 대표들이 겪는 고초를 이해는 하지만, 감정적으로 완전히 공감하지는 못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애초에 기대를 하지 않기에 인간을 아름답게 보는 시선은 유지되지만, 실망할 일도 적다.


그래서 평소처럼 어떤 하청 대표가 전화로 “감사합니다”라고만 말한다면 진심은 20% 정도일 거라 생각하고, 그냥 영업전화겠거니 하고 넘긴다. 하지만 이번처럼 한 시간 반 동안 깊은 하소연을 털어놓는 것은, 그 사람이 자기 사업의 중요한 축으로 나를 믿고 의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 사실이 묘한 안도감과 감사함, 그리고 책임감까지 느끼게 했다.


이제는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내 직원들과 자연스럽게 협업하며 마치 우리 회사 직원처럼 움직여주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인 인간관계에서는 복이 많지 않았지만, 비즈니스에서는 오히려 단단한 관계들이 쌓여가고 있구나 싶다.


이런 장기적 관계들이 내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다시 영업 에너지, 경영 에너지로 전환되며 선순환을 만든다. 이 구조가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그리고 언젠가 이 사업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오래된 꿈에 다시 불이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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