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과 영업을 비교하면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목사와 전도사 같은 성직자는 생각보다 감정과 생각이 너무 쉽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몇 마디 툭툭 던져보면, 표정이 먼저 반응한다.
‘헉’ 하는 당황, 순간적으로 숨이 걸리는 긴장, 버티기 어려워하는 눈빛.
경험 많은 목사님은 그나마 여유 반·불안 반으로 견디고 있었지만, 그 얇은 경계선이 그대로 보였다.
아마 초긴장 상황에서 먹고 살기 위해 상대를 상대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런 환경에서 오래 생존해왔다.
외유내강이란 말이 딱 맞다. 평소엔 부드럽지만, 불합리를 만나면 감정이 표면으로 올라오지도 않은 채 공격적인 대화를 이어간다.
이 ‘감정의 비노출성’은 영업에서 늘 나를 유리한 고지로 올려놓았다.
초긴장 상태의 상대를 안정시키고, 위로해주고, 결국 돈을 받아내서 서로 윈윈으로 만드는 과정.
그건 내 몸에 이미 패턴처럼 새겨진 생존 스킬이다.
그래서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나는 심방도 일종의 영업이라고 생각했다.
서로 편하게 대화를 나누다가 마지막에 조심스럽게 헌금을 부탁하는 구조.
듣는 사람에 따라선 ‘권유’일 수도, ‘압박’으로 읽힐 수도 있다.
겉보기엔 영업과 심방이 닮아 보인다.
하지만 이번 만남을 통해 확실히 느꼈다.
겉모습만 비슷할 뿐, 둘의 본질은 완전히 다르다.
영업은 현실을 정면으로 받아내고, 그 안에서 버티고, 때로는 상대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는 냉정한 기술이다.
성직자의 심방은 현실에서 한 발 물러나, 관계와 말투와 분위기에 기대어 ‘부탁’을 수행하는 일이다.
둘 다 일이지만, 성격과 결이 완전히 다르다.
이제는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사무실 앞 절에서 들려오는 목탁 소리나 들으면서, 마음을 조금 비워내는 게 더 낫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