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퍼센트

by 삶 집착 번뇌

10년 넘게 해온 게임에서 나는 늘 상위 1~3퍼센트 사이를 오르내렸다.

가끔은 흐름이 좋아 1퍼센트의 벽을 넘기도 했고, 다시 내려오기도 했다.

그 구간은 마치 나에게 가능성과 한계가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더 올라가려 하면 부담이 생기고, 내려가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억지로 실력을 끌어올리려 하지 않았다.


그저 할 수 있을 때 하고, 재미있으면 더 하고, 때로는 한동안 아예 손을 놓기도 했다.

이게 취미였기 때문에 속도를 강요하거나, 성과를 증명할 필요도 없었다.

그렇게 하루 한두 시간씩, 꾸준히 유지된 시간들이 쌓이면서 벽은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아무렇지 않게 상위 0.1퍼센트에 올라가 있었다.


막상 넘고 나니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들었다.


> “넘었던 날도 있었고, 못 넘었던 날도 있었다.

그 모든 날들이 결국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구나.”




더 위로 올라가면 스트레스가 커질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그것마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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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도 비슷했다.

내가 하는 일은 경험, 지식, 기술 기반이라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었다.

시스템이 어느 정도 자리 잡았을 때 이미 시장에서는 상위권에 있었다.

그 이후로는 성장을 위해 달리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속도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모자란 부분을 채우고, 고장 난 영역을 고치고, 반복되는 오류를 줄여가며

시스템을 다듬다 보니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구조가 단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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