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성경을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다. 성경 속 핵심 개념 상당수가 불교적 어휘 체계 속에서 번역되었고, 그 문법과 사고방식까지 불교 언어 구조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한국에서 성경을 공부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히브리-그리스도교적 세계관을 불교 기반 번역 언어로 읽는 과정이며, 이 모순된 구조가 신학적 해석까지 제한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옥’이다. 원어 성경에는 게헨나(Gehenna), 스올(Sheol), 하데스(Hades) 등이 각각 다른 문맥과 의미로 사용되지만, 한국 번역 과정에서는 이 단어들이 불교적 상상력으로 재해석된 ‘지옥’이라는 단일 개념으로 편입되었다. 그 과정에서 원래의 의미는 상당 부분 소실되었고, 한국 기독교는 이미 불교적 언어 프레임을 통과한 기독교가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헬라어 원문을 다시 번역하려는 목회자들도 있다. 그러나 언어란 단순히 읽고 해석하는 차원의 기술이 아니다. 말하기·듣기·읽기·쓰기, 즉 사고체계 전체를 포함한다. 그런 점에서 원문 번역 역시 해석자의 문화, 감정, 신념, 교단적 관점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과연 그 번역이 “하나님의 뜻”인지, 아니면 “번역자의 신학적 관점”인지, 그 경계는 애매하다.
그렇다면 지금의 한국 개신교는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 이미 구조적으로 다원주의적 종교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배타적 선포 중심의 신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앞으로 30년 후 한국 기독교는 두 극단만 남을 가능성이 높다.
가족 단위 소규모 공동체 교회
극도로 집단화된 거대형 기독교 단지
중형 교회는 점차 사라지고, 기존의 선포 중심 신앙은 약화될 것이다. 특히 지금 한국에서 강조되는 ‘성령 중심 신앙’은 이미 서방 기독교에서 100년 전 유행했던 모델의 반복이다.
나는 기독교를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의 한국 교회가 어떤 언어, 어떤 사고, 어떤 철학 위에서 서 있는지 스스로 인식하길 바랄 뿐이다. 위기를 위기라고 부르지 않는다면, 변화는 더 늦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