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복음, 이단의서

by 삶 집착 번뇌

요즘은 지적인 자극이 부족해 글감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이것저것 뒤적이며 찾다 보니, 유튜브에서 도올 선생이 강의하는 도마복음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별다른 고민 없이 바로 도마복음을 구매했다.

도마복음은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도마(토마스)의 이름으로 전해지는 문헌으로, 서사 중심이 아니라 ‘가라사대’ 형식의 말씀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스토아 철학적 색채가 짙게 배어 있으며, 정경에는 포함되지 못한 위경으로 분류된다. 도올 선생은 도마복음이 정경 중 하나로 취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사실 나 역시 그 주장에 상당 부분 공감한다.

그 이유는 기독교가 지녀온 배타성과 절대주의가 오히려 부패와 타락을 구조적으로 정당화해 온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도마복음이 보여주는 성찰 중심의 철학은 불교의 수행 사상과도 맞닿아 있다. 바로 그 지점 때문에 정경으로 채택되기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자유신학적 관점에 서 있는 이들에게는, 도마복음이 오히려 기존 정경보다 더 ‘정경답게’ 느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그런 추측을 해본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도 가능해진다.

정경보다 더 정경에 가까운 사유를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단’으로 규정된 텍스트처럼, 한국 보수 개신교가 이단으로 낙인찍은 교단들 중에는 오히려 현실의 인간에게 더 직접적으로 와닿는 신앙 형태가 존재하지는 않을까. 그런 가능성까지 생각이 미친다.

그럼에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한국 사회의 정신적 토대에는 여전히 불교적 세계관과 수행 문화가 깊이 스며 있다는 점이다. 민족의 얼이라는 차원에서 보더라도, 불교가 한국의 모든 종교적 사유의 바탕이 되어왔다는 사실을 쉽게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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