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에 대하여

by 삶 집착 번뇌

최근 설교에서 ‘회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설교에서 말하는 회개란 단순히 마음으로 뉘우치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삶의 방향을 수정하는 것이었다. 흔히 개신교에서 말해온, 감정적 후회 중심의 회개와는 분명히 다른 정의였다.


교회에서는 종종 “믿으면 복을 받고, 부자가 되고, 잘 살게 된다. 행복이 온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나는 이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해서 부자가 되거나 삶이 자동으로 나아지지는 않는다. 만약 신앙생활만으로 현실이 변화한다면, 그것은 신앙이라기보다 사기에 가깝다.


다만 ‘복’은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복은 물질적 성공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에서 비롯된다. 성경을 읽고, 그 내용을 곱씹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을 다시 들여다본다면 현실 자체는 그대로일지라도 삶을 해석하는 시선은 달라질 수 있다.


성경을 깊게 읽다 보면, 그것은 교리서라기보다 자아 성찰을 돕는 책에 가깝다는 인상을 준다. 사실 다른 진리를 다룬 고전들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이 스스로를 돌아보도록 설계된 책이라는 점에서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도마복음이 이단으로 규정된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도마복음은 예수를 절대적 존재로 고정하지 않는다. 깨달음과 인식, 그리고 개인의 내적 발견을 강조한다. 현대 과학과 철학이 발달하면서 하나님의 절대성은 점차 상대화되었고, 하나님은 전지전능한 존재라기보다 소통과 나눔, 사랑을 강조하는 상징적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날 개신교가 말해야 할 회개란 이런 것이 아닐까.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하나님을 믿으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나누는 삶을 선택하도록 돕는 것.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평온과 관계 속의 충만함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며, 그것이 신앙이 말하는 진정한 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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