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 : 마음의 준비

by 삶 집착 번뇌

어느 순간부터 목표가 사라진 것 같았다.

그래서 결혼에 대해서도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태도로 사람을 만났다.

여성분들을 재고 따지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쉽게 거절하고 차단하는 삶을 반복했다.

그게 인성의 문제라기보다는, 내 삶에서 이성의 소중함이 빠져 있던 상태가 아니었을까.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든다.


결혼을 준비하는 데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다가

10만 원 정도 하는 소개팅 프로그램에 등록해 나가게 되었다.

나에게는 그저 가벼운 경험, 어쩌면 재미에 가까운 선택이었지만

그곳의 다른 남성분들에게는 절실한 기회처럼 보였다.

기도와 맞닿아 있는 지점에서 나온 듯한 간절함이 대화 속에 묻어났다.


이런 소개팅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처음에는 말 그대로 ‘경험 삼아’ 나갔고,

다른 곳에서는 이성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느낀 적이 거의 없던 나였지만

그곳에서는 0표를 받았다.

그 사실은 꽤 충격이었고,

‘지금까지 내가 착각 속에 살아온 건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최근에는 특별히 할 일이 없다는 이유로

와인 소개팅이라는 자리에 다시 나가보았다.

이번에는 이전과 달랐다.

사회적인 모습이나 계산된 이미지를 보여주기보다,

호불호가 갈리더라도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그 상태로 평가받아 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어쩌면 성공적이었다고 말해도 될 정도였다.

그 순간, 이 소개팅 프로그램마저도

나에게는 하나의 ‘게임’, 정복 가능한 무언가로 변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이후 그 자리에서 알게 된 여성분과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


가격이 비싼 만큼, 확실히 만나는 분들의 수준도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요즘 나는 계속 비슷한 결의 여성들에게만 끌리고 있다.

그들의 상처를 이해하려 애쓰면서도

정작 그들이 내 깊은 상처를 바라봐 주는 일은

어쩌면 나의 지나친 소망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문득,

그렇게 알게 된 분과 연락을 하던 중 들은

“회피하지 말라”는 말이

이상하게도 위로처럼 다가왔다.

나는 회피형의 사람과 2년간 연애하며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 3년이라는 시간을 써버렸다.


그리고 이제야 그 상처를

아직 아물지 않은 아픔이 아니라

‘흉터’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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