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중국어 회화학원을 등록하러 갔다가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리더로서 활동해보면 어떻겠냐는 말과 함께, 모든 학원비를 면제해주겠다는 조건이었다.
선뜻 대답하지는 못했다.
내가 잘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점 대신, 나의 단점부터 차분히 나열했다.
“저는 이런 방어기제를 가진 사람입니다.
이래도 괜찮으신가요?”
내가 먼저 꺼낸 문제점은 직설적이고 때로는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의도와 달리 상대가 별말 아닌 것에 상처를 받을 때면, 나는 꽤 당황하곤 했다.
그런 관점에서 교회는 나와 정말 맞지 않는 집단이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분에 큰 성장을 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회피 성향이었다.
상대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감각이 들면, 그 성향이 강하게 발동된다.
하지만 스태프들은 “그런 분들은 자연스럽게 걸러지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는 시간 문제였다.
시간은 비교적 여유 있지만, 불규칙한 일정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음을 솔직하게 전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그래도 맡은 일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가지고 임합니다.”
그 말로 충분했던 것 같다.
나는 어렵지 않게 리더 자리를 맡게 되었고, 초면임에도 나를 그 자리에 세워준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덕분에 3년간 교회를 다니며 채우지 못했던 무언가를, 이런 방식으로 채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일도 언젠가는 지치고 실증이 날 것이다.
그래도 있는 동안은 열심히 하다가 가는 것, 그 또한 나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