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사이 원치 않는 여자들 여섯 명과 잠자리를 가졌다.
생각보다 진중하게 다가간 나의 태도가 문제였는지, 아니면 이전과 달라 지금의 내가 관계에 여유를 가질 상태가 아닌 것인지 돌아보고 있다.
우선, 원치 않는 관계가 반복된 것이 내가 진중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여자들이 가벼웠던 것인지, 아니면 나의 진중한 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에 도달하게 되었다.
가만히 있으면 대시를 받아왔고, 그런 관계 속에서 조심스럽게 알아가는 것이 이전까지의 연애였다면, 이번의 연애는 내가 먼저 다가가서 쟁취해야 하는 느낌이 들었다.
목적 지향적인 성향답게 나는 목적을 설정했다.
첫째, 정서적·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여성.
둘째, 좋은 직업보다는 건강한 경제관념.
셋째, 과하거나 모자라지 않은 외모.
이 세 가지 기준을 두고,
과거 여자친구들에게는 어떤 태도를 취했기에 결혼을 원했는지,
이번에 만난 여자들은 내가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그리고 그들이 이전에 만난 남자들의 어떤 점에서 결혼을 고민하다 어그러졌는지를 비교하며 검증해보았다.
그 과정에서 몇 가지 논증을 철학적으로 접근해 보았다.
1. 비혼주의자라고 말하는 여성일수록 오히려 혼인에 관심이 많다. 또한 비혼주의를 표방하는 남성에게 결혼하고 싶은 감정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2. 좋아하는 태도나 안달 난 모습은 여성이 이미 감정적으로 기울어진 이후에만 유효하다.
3. 여성은 잠자리에 대해 생각보다 가볍게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4. 진중한 모습은 상황에 따라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5. 내가 여자에게 돈을 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여자가 나에게 돈을 쓰고 싶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6. 여성은 육체적·금전적·정신적으로 관계에서 일정 수준 이상을 소모했을 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7. 연애할 남자와 결혼할 남자를 구분하면서도, 실제로는 연애 대상을 결혼 상대로 착각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 일련의 검증을 통해 느낀 점은, 여성을 만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되 전체적으로 아쉬울 것 없는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또한 결혼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공부와 깊이를 요구하는 영역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이 과정은 공허했던 나의 삶에 오히려 활력을 주었다.
지금의 나에게는 철학보다 실용이 더 중요해 보인다. 철학은 모든 것을 어느 정도 이룬 뒤에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