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든 비트코인이든 원자재든, 한때 모든 자산이 끝없이 오를 것처럼 보이던 시기는 지나갔다. 시장은 어느새 하락장에 접어들었고, 사람들은 다시 겨울이라는 단어를 꺼내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하락장이 오기 전 어느 정도의 대비를 해둔 덕에, 이번 국면은 큰 상처 없이 견뎌낼 수 있을 듯하다. 마치 혹독한 겨울을 예상하고 미리 장작을 쌓아두는 농부처럼, 완벽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얼어 죽지는 않겠다는 안도감이 든다.
사업을 하며 가장 신기했던 점은 B2B 사업조차 끝없이 성장할 것이라는 나의 믿음이 어느 순간 무너졌다는 사실이다. 거래처는 늘어나고 매출은 꾸준히 발생했지만, 내가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 더 이상 확장되지 않는 지점이 분명히 존재했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사업의 확장은 어느새 벽에 부딪혔고, 자연스럽게 다음 성장의 방향을 고민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1월 월초라는 시기 덕분에 회사는 간신히 숨을 붙이고 있지만, 진상 고객이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버티는 상황 속에서 회사의 자산이 과연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지, 아니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지 혼란이 생기기도 한다.
현대 사회의 부자들을 들여다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순수하게 노동만으로 자산을 축적한 사람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은 노동 위에 투자가 얹혀 있었고, 시대의 구조를 타고난 선택이 자산의 크기를 갈랐다. 베이비붐 세대에게 집이 희소했던 시절, 부동산을 소유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인생의 궤적이 달라진 사례는 지금도 수없이 회자된다. 노력의 차이보다 구조의 차이가 결과를 만든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나에게 위안이 되는 점은, 매출의 상방은 막힌 듯 보여도 자산의 상방까지 닫힌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매출은 흐름에 막히지만, 자산은 시간과 선택에 따라 다른 길을 열 수 있다. 결국 자산을 축적해 노후화된 경영진과 기술력을 가진 공장을 인수하고, 다시 성장시키는 것이 지금의 나에게 가장 현실적인 전략처럼 보인다. 직접 몸을 갈아 넣는 성장보다 구조를 바꾸는 성장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최근 국가 차원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정책은 많지만 체감은 적고, 서류는 많지만 실제 도움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결국 살아남는 기업은 지원이 아니라 체력으로 버티는 기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회사가 나의 큰 노동 없이도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은 분명 신기하다. 하지만 동시에 매달 직원의 급여와 고정비라는 책임이 따라붙는다. 이 책임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삶과 직결된 무게다. 이런 중압감 속에서도 성장을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이, 때로는 축복이 아니라 저주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계속 걷는 이유는, 멈추는 순간 더 큰 두려움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