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지난 고민 하나

심심한 억울함

by 가배차

요즘 들어 심장이 뛰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문득 드는 억울함이랄까요.


ptsd의 증상인 해리는 인지와 정서와 감각을 모두

뿔뿔이 흩어놓습니다.


즉 기분이 나쁘면서 사실 나쁜지 잘 모르겠고,

뭘 해야 할 것 같은데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신체의 센서들이 각기 다른 신호를 울려대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 향진 사이에서

도대체 어느 장단에 나를 맞춰야 하는지

헤매는 삶의 연속이었습니다.


근데 요즘 들어서 행동 중에 내 몸 감각을

인지할 수 있을 때가 많습니다.


아 내가 승모근을 긴장시키고 있구나.


아 내가 호흡을 짧게 쉬고 있구나.


단순 알아차림 입니다만.


어린 시절에 당연했던 것을 잊고

지금까지 살아왔구나.

나는 무언가를 희생시켜서 지금까지

잘 버텨왔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 곁에 제 성과를 같이 축하해 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제일 억울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몸에 독화살을 맞아 매우 괴로워하고 있다고 하자.

이것을 안타깝게 여긴 친족들이 그 사람의 괴로움을 없애주기 위하여

화살을 뽑을 의사를 구해 의사가 화살을 뽑으려 하는데

이 사람이


"아직은 화살을 뽑을 수 없다.

나는 먼저 화살을 쏜 사람의 성과 이름과 모습을 알고,

나를 쏜 활이 무엇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를 알아야겠다."


라고 하면서 화살 뽑기를 거부한다면,

이 사람은 결국 그것을 알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이러한 무위적인 싯다르타의 철학처럼

한낱 일반인인 저한테는 과분한

이런 철학이 아니면 버틸 구석이 없을 정도로

고독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나아갈 겁니다.

진퇴는 양난 하지 않은 시절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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