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경험이 변화를 방해한다(1)

학대, 왕따. 괴롭힘을 당한 당신이 바뀌지 못하는 이유

by 가배차

과거 인간이 수렵을 하던

수만 년 전으로 돌아가 봅시다.

부족원들과 사슴을 사냥하기 위해

몇 명이서 창을 들고 나선 당신은

야생의 굶주린 식인곰을 조우합니다.


부족원들은 이때 반사적으로

두 가지 선택지를 고릅니다.

몇몇은 도망치는 것을 선택하고,

당신과 나머지 몇몇은 죽을 각오로

덤비는 것을 선택합니다.

이것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투쟁-도피 반응입니다.

생존을 위해서 투쟁-도피 반응은

아래와 같은 몸의 변화를 가져옵니다.


교감신경계를 통해 아드레날린이 분비됩니다.
호흡이 빨리 져서 뇌에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며,
심박수가 올라가 근육에 더 많은 혈류를 공급합니다.
신체를 움직이는 근육에 힘이 들어가 심하면 떨림을 경험합니다.
동공이 확대되고 침이 마르며 소화능력이 감소합니다.


즉 투쟁-도피반응은 우리에게 익숙하고

도움이 되기도 하는 긴장한 모습입니다.

해당 반응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작동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해당반응이 작동하여

위험상황으로 몸이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불안장애나 공황장애로 발전하곤 합니다.


저쪽에는 싸우지도 도망치지도 못하고

얼어붙은 부족원이 한 명 보입니다.

이를 얼음반응이라고 부릅니다.

위험한 상황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은

건강한 대상을 물색하는 먹이행동에서

생존할 수 있는 하나의 전략입니다.

그래서 폭행 및 성폭행을 당했을 때

저항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행동은 2차 가해가 됩니다.


하지만 도망치다가 넘어졌는지

발목이 부러져 도망갈 수 없는

젊은 부족원이 생겼습니다.

친구가 아무리 불러도 들리지 않는 듯

반응하지 않는 것이 삶을 포기한 듯 보입니다.


이처럼 도망갈 도 싸울 수도 없는 위험에서는

스트레스를 최소로 하기 위해서

현실을 느끼는 감각능력 및

인지능력이 저하되게 됩니다.

마치 들려도 들리지 않고 보여도 보이지 않는

부부싸움을 말릴 수 없고 자리를 피할 수도 없는

아이들에게 자주 나타납니다.


우리는 자주 사용하는 대처방법들은

통속의 벼룩시험, 파블로프의 개 실험처럼

환경이 바뀌어도 몸은 동등하게 반응합니다.


즉 당신이 왕따나 학대의 피해자였고,

해당 상황을 벗어나서 변화를 꿈꾸더라도

당신의 몸은 과거의 스트레스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익숙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연출할 것입니다.

당신의 자아상은 과거에 고정되게 됩니다.


이처럼 장기적 지속적 반복적으로

트라우마에 노출된 당신이

혼자서 해당상황을 타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퇴역군인들은

안전한 환경 속에서도

지금 전쟁터에 있는 듯한 긴장감을 느끼며

어떤 피해자들은 가해자에게 직접 돌아가서

다시 위험에 빠지는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학대 피해자나 왕따 피해자가

학대나 왕따의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원인 모를 통증에 고통스러워하는 등

과거의 경험은 몸과 마음에

증명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뒤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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