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바속촉 속에 숨겨진 가벼움의 비밀
세상에는 수많은 ‘인생 음식’이 존재한다.
누군가에게는 소울푸드가 떡볶이일 수도, 치킨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 막창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선
‘생존의 동반자’이자 ‘장 건강의 수호신’이다.
하지만 나의 막창 사랑이 처음부터 이토록 뜨거웠던 것은 아니다.
나의 20대는 고기와는 거리가 먼 삶이었다.
기껏해야 치킨 정도나 뜯었을까.
돼지와 소는 나에게 그저 교과서에 나오는 가축에 불과했다.
그런 나를 고기의 세계로 인도한 것은 지금의 남편이었다.
연애 초기, 고기를 못 먹는 나를 보며
안타까운 표정으로 비장의 기술을 전수했다.
"자, 이건 고기가 아니야.
상추라는 숲속에 숨겨진 보물이지.
바짝 익혀서 쌈을 꽁꽁 싸면 아무 맛도 안 나.
한번만 눈 감고 먹어봐."
호의를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나는 마치 사약을 받는 심정으로 눈을 질끈 감고
그 ‘스텔스 쌈’을 받아먹었다.
그런데 웬걸? 씹을수록 터져 나오는 고소함이 나쁘지 않았다.
그것이 시발점이 되어 나는 어느덧 ‘막창’까지 섭렵한 육식러로 거듭났다.
내가 수많은 부위 중 특히 막창에 집착하는 데에는
나름의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이유가 있다.
첫째, 놀라운 소화력이다.
남들은 기름지다며 우려할지 모르지만,
내 위장은 막창을 만나는 순간
고속도로 위의 스포츠카처럼 경쾌하게 움직인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체 리듬이다.)
둘째, 대구 생막창의 미학이다.
대구는 '생막창의 성지'가 아니던가.
냉동과는 차원이 다른,
바짝 구웠을 때의 그 '겉바속촉'한 텍스처!
아무리 구워도 질겨지지 않는 영롱한 자태는
대구 막창만이 가진 독보적인 브랜딩이다.
셋째, 그리고 오늘의 핵심, '변비 해결사'로서의 위엄이다.
장 건강을 위해 유산균을 섭취하고,
콧구멍을 막아가며 푸룬 주스를 들이켜 봐도 묵묵부답이던 나의 장.
그런 나를 가벼움의 길로 안내한 솔루션은 바로 막창이었다.
나에게 막창은 어떤 건강기능식품보다 확실하고 직관적인 '천연 변비약'이다.
야식이 아니라 ‘약’입니다
어제는 바로 그 세 번째 이유,
즉 '장내 노폐물 소탕 작전'이 시급한 날이었다.
며칠째 몸은 무겁고 머리는 탁했다.
이건 단순히 배가 고픈 게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오늘은 야식이 아니야. 약 먹으러 가자!"
나의 컨디션을 읽어낸 남편이 비장하게 외쳤다.
단골 막창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작전을 수행하듯 신나게 불판을 비워냈다.
첫 판은 순식간에 증발했고,
남편과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두 판째를 거뜬히 해결했다.
노릇하게 구워진 막창이 입안에서 고소한 축제를 벌이는 동안,
나의 장은 다가올 평화를 예감하고 있었다.
결과는?
역시나 '대성공'이었다.
다음 날 아침, 며칠간 나를 괴롭혔던 묵직한 노폐물들이 말끔히 물러갔다.
몸은 가벼워졌고, 탁했던 머릿속은 맑아졌다.
이 정도면 막창을 '패밀리 푸드'를 넘어 '가정 상비약'으로 지정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둘러앉아 맛있는 추억을 쌓고,
덤으로 장 건강까지 챙겨주는 막창.
이러니 내가 어찌 막창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늘도 나는 외친다.
"막창은 사랑이며, 평화이며, 진정한 해결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