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만족시키려다 아무도 못 잡는다, 뾰족한 타겟팅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배달 앱,
배달의민족.
지금이야 전 국민이 매일같이 쓰는 거대한 앱이 되었지만, 이들이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의 광고 전략은 아주 독특했다.
보통의 기업이라면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배달 음식 시킬 때 우리 앱을 쓰세요!"라고 외쳤을 것이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앱을 깔게 하는 것이 목표일 테니까.
하지만 배달의민족은 과감하게 전 국민을 포기했다. 대신 딱 한 부류의 사람들에게만 돋보기를 들이댔다. 바로 회사에서 막내 생활을 하고 있는 20대, 30대 직장인들이었다.
왜 하필 막내 사원이었을까?
회식 메뉴를 정하거나 야근할 때 짜장면을 시키는 사람, 부장님과 선배들의 눈치를 보며 식당 전단지를 뒤적이는 사람이 바로 막내들이었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은 이들의 고충을 정확히 꿰뚫어 보았다.
"막내야, 오늘 회식은 네가 시켜라."
이 한마디를 카피로 내세우고,
막내들이 열광할 만한 B급 감성과 유머로 무장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막내 사원 한 명의 스마트폰에 앱이 깔리자, 그 부서 전체의 점심과 회식 배달 주문이 배달의민족으로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모두를 위한 상품은 누구를 위한 상품도 아니다
마케팅에서 이를 타겟팅(Targeting)이라고 부른다.
초보 사장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이 타겟팅이다.
타겟을 좁히면 내 물건을 살 사람이 줄어들 것 같은 공포심 때문이다.
그래서 스마트스토어 상세페이지를 쓸 때
이런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다.
"남녀노소 누구나 쓰기 좋은 순한 샴푸입니다."
"학생도, 직장인도, 주부도 모두 만족할 디자인입니다."
이렇게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두루뭉술한 글은
결국 아무의 마음도 움직이지 못한다.
스크롤을 내리는 소비자는 이 글이 '내 이야기'라고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을 열거나 스마트스토어에서 물건을 팔 때, 대기업처럼 막대한 광고비로 전 국민에게 내 상품을 흩뿌릴 수는 없다.
그렇다면 배달의민족 초기 시절처럼 한 사람에게만 집중적으로 말을 거는 전략을 써야 한다.
앞서 말한 샴푸를 다시 팔아보자.
남녀노소라는 단어를 지우고,
내가 돕고 싶은 단 한 명의 고객을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이다.
"출산 후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져 우울한 30대 워킹맘을 위한 샴푸입니다."
이 문장을 읽은 30대 워킹맘은 어떤 기분이 들까?
수많은 샴푸 중에서 "어, 이건 딱 내 이야기인데?"라며 스크롤을 멈출 것이다.
타겟을 좁혀서 일부의 고객을 잃은 것 같지만, 오히려 내 상품을 진짜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구매 전환율은 폭발적으로 올라가는 마법이 펼쳐진다.
용기를 내어 불특정 다수를 포기하자
나의 블로그 글, 나의 스마트스토어 상세페이지는
지금 누구에게 말을 걸고 있는가?
허공에 대고 불특정 다수에게
메가폰을 쥐고 소리치고 있다면 당장 내려놓자.
대신 내 앞에 딱 한 사람을 앉혀두었다고 상상하자. 그리고 그 사람의 뾰족한 고민을 해결해 주겠다는 마음으로 조곤조곤 이야기를 건네보자.
가장 뾰족하게 깎인 메시지일수록,
고객의 마음에 가장 깊게 박히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