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배달의민족은 왜 '막내 사원'에게만 말을 걸었을

모두를 만족시키려다 아무도 못 잡는다, 뾰족한 타겟팅

by 가비야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배달 앱,

배달의민족.


지금이야 전 국민이 매일같이 쓰는 거대한 앱이 되었지만, 이들이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의 광고 전략은 아주 독특했다.


​보통의 기업이라면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배달 음식 시킬 때 우리 앱을 쓰세요!"라고 외쳤을 것이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앱을 깔게 하는 것이 목표일 테니까.


​하지만 배달의민족은 과감하게 전 국민을 포기했다. 대신 딱 한 부류의 사람들에게만 돋보기를 들이댔다. 바로 회사에서 막내 생활을 하고 있는 20대, 30대 직장인들이었다.


​왜 하필 막내 사원이었을까?
​회식 메뉴를 정하거나 야근할 때 짜장면을 시키는 사람, 부장님과 선배들의 눈치를 보며 식당 전단지를 뒤적이는 사람이 바로 막내들이었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은 이들의 고충을 정확히 꿰뚫어 보았다.
​"막내야, 오늘 회식은 네가 시켜라."


​이 한마디를 카피로 내세우고,

막내들이 열광할 만한 B급 감성과 유머로 무장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막내 사원 한 명의 스마트폰에 앱이 깔리자, 그 부서 전체의 점심과 회식 배달 주문이 배달의민족으로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모두를 위한 상품은 누구를 위한 상품도 아니다
​마케팅에서 이를 타겟팅(Targeting)이라고 부른다.

초보 사장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이 타겟팅이다.

타겟을 좁히면 내 물건을 살 사람이 줄어들 것 같은 공포심 때문이다.
​그래서 스마트스토어 상세페이지를 쓸 때

이런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다.

​"남녀노소 누구나 쓰기 좋은 순한 샴푸입니다."
"학생도, 직장인도, 주부도 모두 만족할 디자인입니다."

​이렇게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두루뭉술한 글은

결국 아무의 마음도 움직이지 못한다.


스크롤을 내리는 소비자는 이 글이 '내 이야기'라고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1인 기업가의 무기, 타겟을 뾰족하게 깎기


​유튜브 채널을 열거나 스마트스토어에서 물건을 팔 때, 대기업처럼 막대한 광고비로 전 국민에게 내 상품을 흩뿌릴 수는 없다.

그렇다면 배달의민족 초기 시절처럼 한 사람에게만 집중적으로 말을 거는 전략을 써야 한다.

​앞서 말한 샴푸를 다시 팔아보자.

남녀노소라는 단어를 지우고,

내가 돕고 싶은 단 한 명의 고객을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이다.

​"출산 후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져 우울한 30대 워킹맘을 위한 샴푸입니다."
​이 문장을 읽은 30대 워킹맘은 어떤 기분이 들까?


수많은 샴푸 중에서 "어, 이건 딱 내 이야기인데?"라며 스크롤을 멈출 것이다.

타겟을 좁혀서 일부의 고객을 잃은 것 같지만, 오히려 내 상품을 진짜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구매 전환율은 폭발적으로 올라가는 마법이 펼쳐진다.

​용기를 내어 불특정 다수를 포기하자
​나의 블로그 글, 나의 스마트스토어 상세페이지는

지금 누구에게 말을 걸고 있는가?

허공에 대고 불특정 다수에게

메가폰을 쥐고 소리치고 있다면 당장 내려놓자.

​대신 내 앞에 딱 한 사람을 앉혀두었다고 상상하자. 그리고 그 사람의 뾰족한 고민을 해결해 주겠다는 마음으로 조곤조곤 이야기를 건네보자.

​가장 뾰족하게 깎인 메시지일수록,

고객의 마음에 가장 깊게 박히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