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얻게 된 '쓰는 사람이 되는 길'
평소 서울로 오가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던 나는 어느 주말 일정이 생겨 성수역을 방문했다.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 나에게 거리까지 먼 성수는 그리 달갑지 않은 장소이다.
하필 일정이 생겨도 성수냐며 불만을 내뱉다 브런치스토리 팝업을 알게되어 후다닥 네이버를 켜 예약을 했다.
뒤에 '스토리'라는 세 글자가 붙기 전부터 브런치는 내 핸드폰 한 켠을 차지하고 있었다.
빈도는 변했을지언정 한 번도 삭제하지 않았던 앱일 정도로, 브런치는 나에게 어느 정도 애착이 있는 앱이다.
그런 브랜드가 팝업을 연다니 신기한 마음에 서둘러 진행한 예약이었다.
무려 작가가 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팝업이었다.
트렌드에 큰 관심이 없어 요즘 흥한다는 팝업도 한 번도 안 가봤지만, 팝업이라는 존재에 처음 감사를 느꼈다.
그 공간에서만큼은, 붐비는 사람들은 나에게 어떠한 문제도 되지 않았다.
공간을 둘러보다 나눠주시는 종이를 들고, 준비된 책상에 앉아 꽂혀있는 연필을 집었다.
플라스틱 감촉의 애플펜슬과 키보드만 만지다가 간만에 만진 나무 재질의 연필은 쥐는 것만으로 새로웠다.
다른 사람들의 거슬리던 말소리와 발소리가 백색소음으로 느껴질 정도로 몰입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브런치가 준비한 프로그램은 하나의 개인이 서사를 풀어낼 수 있도록 기획되어 있었다.
안내된 텍스트를 따라 작성하면 되는 수준이었다.
단순한 질문이지만 절대 간단하지 않았던 물음에 답하며 나도 몰랐던 나의 서사를 써내려갔다.
이제부터 이 공간에 그 때 써내려갔던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보려 한다.
작가라는 이름이 걸맞지 않은 글이겠지만, 내가 살아온 역사와 생각이 담긴 글을 하나씩 쌓아보려 한다.
그렇게 작가라는 입에 담기조차 무거운 단어가 나와 어울리게 될 때까지 글을 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