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표의 ⟪오늘은 괜찮은 하루⟫ 책리뷰
몰랐다.
저자가 '뉴스 하이킥' 진행자라는 걸.
왜 사진을 보고도 '이 저자가 그 앵커구나'라는 생각을 못했지...
책을 고를 때, 나는 참 단순하다.
제목에서 오는 끌림 혹은 책 앞, 뒤 표지의 어느 꽂히는 문장 하나로 선택한다.
목차나 프롤로그를 잘 살피지 않는다.
왜?
어떠한 기대나 선입견 없이 책 그대로를 읽으면서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권순표 저자가 인터뷰를 할 때
인터뷰이의 이전 인터뷰 내용이나 에피소드를 찾아보지 않는다고 한다.
오롯이 그 시간에 그 에피소드, 그 사람, 그의 생각에 집중하고
그것에 빠져 재미를 느끼고 싶기 때문이라고.
내가 책을 선택하는 이유와 결이 비슷하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아~~ 이 앵커." 했다.
(이 점을 제외하곤)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나의 결이 다름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MBC의 간판 기자이자 앵커이다.
직설적이고 날카로운 질문과 분석으로 시사 및 보도 분야에서 활동했다.
MBC 뉴스데스크 주말앵커 역임, 시사매거진 2580 등 주요 탐사 보도 프로그램 참여했다.
멈춰 서서 한참을 생각하게 하는 에세이였다.
프랑스 이웃 이야기(파리 특파원 시절)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해,
무슬림 이야기(프랑스의 전 국민 8%가 무슬림이다) 속 생각 없는 분노에 대해,
우크라이나 공항 에피소드 (2014, 2015년) 등.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흥미롭다.
못 말리는 길치, 약간의 허당기가 느껴지는 앵커 자심의 에피소드가 정겹다.
기자로서의 사명과 고뇌.
매력 있다.
그러나 껄끄럽기도 했다.
대놓고 '나는 정치에 관한 책'
혹은 '어떤 논쟁에 관한 책'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는 책이 아닌 경우,
책 중간중간 저자의 그런 색을 드러내는 책을 선호하지 않는다.
왜?
'전투력을 장착하고 읽어야지'라고 선택한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자이기에 비판의 시선, 보도국의 "조져버려!(에세이 표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라는 사명감과 정의감.
누구에게나 공정과 정의의 추가
무게 중심을 중앙에 딱 맞춰 균형을 잡을 수는 없기에...
그의 글과 나의 의식 사이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복잡하고 혼란한 생각의 파편들.
또, MBC에 몸담고 있으면서 전 대통령을 온몸으로 겪어냈던 저자이기에
에세이에 그런 이야기들이 담길 수 있다. 물론.
나 또한 그때의 황당, 허망, 울분의 숱한 감정을 느꼈다.
그러나 마음 풀어놓고 읽고 있는 순간 후루룩후루룩 들어오는
"이게 맞아?" "내가 놓치는 것은?"이라는 생각.
편하게 읽히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내가 기대한 에세이 결과는 조금 달랐다.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 수 있을까요?"
그러면 일관된 나의 답변은 이렇다.
"일단 말을 시작하기 전에
옳은 쪽이 어느 쪽인가를 심사숙고해서 선택하세요."
오늘은 괜찮은 하루(p.148)
앵커도 말로 사는 사람이다.
앵커의 말의 무게는 무겁다.
어느 쪽이 옳은지 심사숙고하고,
또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곧 정의다"라는 독단은 없는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
나 또한 그렇다.
이 책을 덮으면서 나를 다시 돌아본다.
성찰이 없으면 자아의 성장은 없다.
아니 성찰이 있어도 인간의 성장은 정말 더디다.
성인이 된 뒤 1년에 1mm만 성장해도
엄청난 성찰의 방증이다.
......
진정한 식견은 내려다볼 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을
보이는 대로 보려고 성찰할 때 생겨나는 것 아닐까?
오늘은 괜찮은 하루(p.172-173)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다양한 시선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분들,
에세이지만 가볍지 않은 글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 가치행이의 한 마디 평
생각을 건드리는 글은, 결국 나를 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