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안타까운 버릇

by 김가연

추석 연휴 동안 쉬었다고 일거리가 많았다. 아침부터 고객들에게 개인정보 입력 독려 전화를 수십 통을 돌렸다. 전화를 하면 얼굴이 보이지 않은 채로 대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반응으로 돌아올지 알 수 없으므로 긴장을 한다. 오랜 서비스직 경험으로 쌓은 이상하고 안타까운 버릇이다. 굳은 채로 2시간가량을 통화했더니 추석 내내 기름칠한 위장에 사라졌던 밥맛이 돌아왔다. 탄수화물을 섭취하게 해서 기분이 좋아지도록 만드려는 뇌의 주문일테다.


그럼에도 오늘 점심은 유독 맛이 없었다. 김치찌개가 나왔는데 간이 덜 되어 아주 밍밍했다. 김치찌개 모양을 한 김칫국과 다를 바가 없었다. 아주 진해서 해장맛이 나는 김치찌개를 원했는데.


처음으로 칼퇴도 못했는데 억울하지는 않다. 유독 정신없는 하루였기 때문이다. 아직도 눈치 보고 배울 것도, 신경 써야 할 것들도 많다.


버스 정류장에 서서 이 일기를 쓰는 동안에 아디다스 모기가 내 팔을 두 방이나 물었다. 오늘은 일진이 별로니까 조심해야겠다. 그래도 내일은 신나는 금요일!




*이 글은 2024년 9월에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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