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요가원에 다닌 지 곧 일 년이 되어간다. 요가강사를 결심하고 요가원을 등록하는 호기롭던 자세와는 다르게 내 몸이 내 맘처럼 따라와 주지는 않는다. 느려도 꾸준히만 하자는 생각으로 기록을 시작해 본다.
오늘은 격주 토요일마다 진행하는 아쉬탕가 수업을 들었다. 날씨가 좋아서 다들 어디론가 놀러 간 모양인지 여섯 명 밖에 안 왔다. 평소보다 더 널찍하게 앉아있으니 여유로운 마음이 들었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이 기분 좋았다. 최근에는 나를 따라서 절친한 친구도 요가를 시작했다. 함께 하니 좋은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어서 수련이 더 즐거운 기분이 든다.
아직까진 실내에 냉기가 돌아 원장님이 보일러를 켜 두셨나 보다. 슬슬 뜨거워지는 바닥에서 수리야나마스카라를 하는데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덥다. 오늘도 몸이 무겁다. 옷이 달라붙어 불편하다.‘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 떠다녔다.
이럴 땐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알아차리라고 하셨다. “잡생각을 하는구나. 오른쪽 골반이 뻐근하네.”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러다 보면 아무 생각 없이 내가 하고 있는 아사나에 집중하게 된다. 이게 수련의 과정일까,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내게 가장 어려운 것은 꾸준히 하는 것이다. 저금, 직장, 인간관계 뭐 하나 오랫동안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어릴 때 유행했던 것 중에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책이 있다. 아이 앞에 하나의 마시멜로를 준다. 먹지 않고 기다리면 보상으로 두 개를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아이는 잠깐을 못 참고 당장 눈앞에 놓인 그 마시멜로를 먹는다. 다른 아이는 참고 기다려서 두 개를 먹는다. 인상 깊은 내용이라 아직도 생각이 난다. 인내는 중요한 덕목임을 깨닫고 그대로 살았으면 좋았겠지만 나는 늘 지금만을 보고 하나의 마시멜로만 먹었다.
하지만 그런 내가 요가 하나는 꾸준히 하고 있다. 아직은 그리 오랜 시간 수련을 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내 생에서 요가를 계속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요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느낌은 다음과 같다. 고요, 성취감, 평온함, 몰입, 안정감, 개운함. 수영, 복싱, 러닝 등 꽤 여러 운동을 해 봤지만 요가만큼 좋은 느낌이 든 적이 없었다. 매일 그 느낌을 느끼려 귀찮음을 이기고 침대를 박차고 나간다. 앞으로도 흐름 따라 천천히, 꾸준히 해보자!
P.S. 오늘은 요가 끝나고 절친이랑 같이 찜질방에 갔다. 어르신들이 옹기종기 숯불 앞에 모여 온천탕의 원숭이처럼 앉아 있는 모습이 귀여웠다. 그 사이에서 친구와 함께 유튜브로 아쉬탕가 자세를 보며 감탄했다. 우리도 언젠간 할 수 있겠지?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