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일기 3

by Slowlifer

휴식시간이 짧아졌다.


예전에는 레인에 사람이 너무 많으면 싫었는데 이제

그 나름의 장점을 느끼고 있다.


우선 자유수영 특성상 강제성이 없어 늘어지기 십상인데 옆에 열심히 차례에 맞춰 오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묘한 자극과 적정한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오고 가며 보게 되어 눈인사를 하게 된 할머니는 내가 너무 많이 쉬는 것 같아 보이면 등을 떠밀어주신다. 덕분에 한 바퀴 더 돌게 되는 거다.


초급레인보다 중상급레인이 좋은 이유는 수심이 깊다는 것이다. 얼마 전만 해도 목 끝까지 차오르는 깊이에 발이 바로 닿지 않는 공포감이 컸는데 이제는 안다. 그냥 중간에 서지 않고 묵묵히 중간을 지나기만 하면 그 깊이는 내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일상에서도 그런 순간이 얼마나 많을까.

사실 나한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들에 지레 겁먹고 뒷걸음질 치는 순간들.


그런 순간들을 줄여나가고 싶다.

대부분의 일들이 그러하듯, 실체를 모를 때 그 두려움이 가장 큰 법이니까. 수영을 알아가는 것처럼 매사를

그런 식으로 부딪혀보고 싶다.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이

진짜 두려움인지 마음속에서 생각이 만들어놓은 허상일 뿐일지.


수영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내게 주는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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