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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망 Oct 24. 2023

두 달 남짓

이라기엔 길고 거의 세 달이라기엔 짧은,


브런치에서 멀어졌던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항상 나를 괴롭히던 빈혈이 심해져 수혈 직전까지 갔었고, 심리 상담을 네 번쯤 받았고, 이직을 했다.


몸이 안 좋다는 핑계로 바쁘다는 핑계로 브런치를 멀리했지만

마음이 참 불편했다.


쓰지 않아도 마음이 편했다면 다시 돌아오지 않았을 지도.




그 사이, 뉴질랜드는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해가 얼굴을 빼꼼히 내미는 날이면 곧 여름이 오려나 싶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날이면 아직 여름은 멀었나 싶다.


시계를 한 시간 되돌렸다.

그랬는 데도 아침이 너무 일찍 온다. 좋으면서도 싫다.

저녁을 먹고도 산책을 다녀올 수 있을 정도로 환한 건 좋다. 곧 9시까지도 환한 날이 올 거다.


한국 가는 비행기표를 끊었다.

방학이 긴 대학에서 근무할 때 휴가를 붙여서 다녀오려고 했는데

이직을 하는 바람에 무급휴가를 가게 됐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은 간다.

글을 쓰지 않는 동안에도 삶은 흘러갔다.


그래도 다시 써야 했다.

글이란 걸 안 써도 시간은 잘만 가기에.

아무것도 쓰지 않는 시간보다는 뭐라도 쓰는 시간이 조금 덜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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