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 me by your name

첫사랑의 순간을 기억하나요?

by 개망


첫눈에 반했던 걸까? 열일곱 살 엘리오는 스물네 살 올리버와 사랑에 빠진다.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그들이 만나고 서로를 바라보고 입맞춤을 하는 모습을 따라간다. 엘리오의 시선이 머무는 곳엔 언제나 올리버가 있다.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는 이탈리아에서 그들은 만났고 사랑을 나누었다. 그 사랑은 여느 첫사랑이 그렇듯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감정을 남기고 끝이 났다.




누구나 첫사랑의 순간이 있다. 생각만 해도 가슴 저리고 눈물이 날 것 같은, 찬란하게 빛나던 우리의 첫사랑. 로맨틱 영화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기도 하는 그런 순간들.


열병 같은 사랑에 빠진 엘리오, 올리버의 손길에 기쁘면서도 두려운 엘리오, 이해할 수 없는 감정에 혼란스러워하는 엘리오, 올리버가 떠나고 어쩔 줄 몰라하는 엘리오를 보며 그 나이에만 느낄 수 있는 그런 감정들을 떠올려본다. 그렇게 사랑하고 절망하고 어른이 되어가는, 어른이 된 우리.


그땐 모든 게 힘들었다. 세상에는 나 혼자였고 그런 나를 알아주던 이 없었으며 이러다 죽을 것만 같은 폭풍 같은 감정에 휘둘렸다.


하지만 삶은 끝나지 않고 지속되었으며 우리는 어른이 되었고 먹고사는 일을 걱정하며 그렇게 살아간다.




엘리오를 보며 다시 한번 내 스무 살을 떠올려 본다.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에 눈물이 났고 흩어지는 벚꽃잎을 보며 가슴이 벅차게 뛰었고 세상의 모든 노래가 내 이야기 같았다.


이제 그런 어설프고 아픈, 불같은 감정을 느낄 수 없다는데 아쉬움도 들지만 더 이상은 그런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데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엘리오를 보며 내 아련한 스무 살을 떠올려볼 수 있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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