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말
난 이 말이 참 좋다. 한때 YOLO(you only live once)가 유행했지만 나는 live a little이 더 정감 간다.
YOLO가 '자, 이제 세상으로 나가 못 해본 것들을 하며 살아보자!' 같은 거창한 느낌이라면 live a litttle은 '가진 것에 감사하며 할 수 있는 한 즐거운 일들을 하자!' 같은 소확행의 느낌이랄까.
주말에 ‘리빙'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빌 나이히가 주연을 맡았고 <네버렛미고>의 저자로 201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즈오 이시구로가 1952년 작 '이키루'라는 일본 영화의 각본을 각색해 선보였다. 이 둘은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과 각색상 후보에 올랐다(수상은 하지 못했다).
1953년 런던을 배경으로 노년의 한 남자가 암을 선고받고 난 후에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준다. 중반이 지나 그는 사망하고 그 이후에는 다른 이들의 시선에 잡힌 그의 모습이 화면을 채운다.
암을 선고받은 다음 날, 직장을 무단 결근하고 간 곳에서 그는 우연히 만난 남자에게 아들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한다. 6개월, 길어야 9개월이 남았다고. 낯선 남자가 말한다. 주변을 정리하고 즐거운 일을 하기엔(to live a little) 충분한 시간이에요. 그러려고만 한다면요.
영화는 잔잔하다. 큰 사건도 없다. 하지만 아주 영국적인 배우 빌 나이히가 보여주는 전형적인 영국의 아버지상, 그리고 그가 삶의 마지막에 남은 이들에게 보여준 모습은 가슴을 뜨겁게 한다. 그의 모습을 보며 'live a little'을 다시 마음에 되새겨 보았다.
나는 항상 세계여행이 꿈이었다. YOLO를 외치며 당장이라도 모든 걸 정리하고 비행기표를 끊어서 떠나는 삶을 살 수도 있겠지만, live a little을 속삭이며 강아지들을 끌어안고 정수리에 얼굴을 비비고 고양이들을 무릎에 앉히고 발을 조몰락거리는 삶도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