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承) – 멈춘 시간 속으로
기나긴 하루 속에서 나는 내 바이오리듬을 관찰했다.
언제 기운이 빠지는지, 언제 정신이 맑아지는지.
그 흐름을 읽으며, 나는 나만의 루틴을 세워나갔다.
끝없이 이어지는 하루 속에서 나는 마치 시곗바늘처럼
한 칸 한 칸 움직이며 시간을 밀고 나아갔다.
파김치가 된 몸을 이끌고 퇴근할 무렵이면,
머릿속은 이미 과부하 상태인데 마음은 여전히 허전했다. 그 공허를 견디기 위해,
나는 무언가를 찾아야만 했다. 하루의 끝자락에도 기대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어떤 이들은 테니스장에서 라켓을 휘두르고,
헬스장에서 땀을 쏟으며 피로를 떨쳐냈다.
소소한 모임에 나가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잠시나마 현실의 무게를 내려놓기도 했다.
나처럼 조용한 사람들은 넷플릭스에 빠져들거나 영어 원서를 펼쳐 들고 자기계발이라는
위안에 기대곤 했다.
버틴다는 것은 그저 그 자리에 서 있는 일이 아니었다.
어디에도 기댈 수 없는 시간 위에
나만의 탑을 묵묵히 쌓아 올리는 일이었다.
참고 견딘다는 것은 멈춤이 아니라,
실은 아주 치열한 움직임이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우리는 그렇게
사막 한가운데서 모래성을 지어 올리고 있었다.
[사진 1] 우연한 기회에 빌려 읽게된 영어 원서 두 권.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왼쪽은 주니어 미스테리 소설로 같은 제목으로 넷플릭스 드라마도 있다. 오른쪽은 하이틴 로맨스 소설로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줄거리에 흡입력이 있었다.(그러나 막장 10대들의 이야기로 속으로 욕을 안 할 수 없었다...ㅎㅎ)
[사진 2] 새도 자신만의 모래성을 쌓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