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다른 시간, 다른 리듬

승(承) – 멈춘 시간 속으로

by 게으른 개미

현장의 하루는 길다.


공식적인 근무 시작 시간은 오전 6시. (혹서기인 4월에서 10월 사이에는 이마저도 30분 앞당겨진다.)
어둠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새벽, 5시 45분이면 우리는 이미 서둘러 자리에 앉았다.


사막의 시간은 한여름의 엿가락처럼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일 때문인 것보다도, 사막이라는 공간 자체가 시간을 붙들고 있는 듯했다.


한국에서의 나는 하루를 마칠 때마다 작은 승리를 거둔 기분이었다.
매일이 조금씩 쌓여가며, 그 속에서 내가 살아있고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아무리 길고 지친 하루를 지나도, 나는 정지된 화면 속에서 홀로 분주한 게임

캐릭터 같았다. 언젠가는 다시 시작될 거라 믿으며 부지런히 다리를 움직였지만, 재생 버튼은 끝내 눌러지지 않았다.


그렇게 발버둥을 치다가 나는 깨달았다. 이곳의 시간은 단지 멈춘 게 아니었다.
마치 진공 속에 갇힌 듯, 소리도 흐름도 없이 적막하고 무중력 한 공간처럼 나를 떠도는 것이었다.
‘시간’이라는 흐름은 이제 더 이상 나를 이끌지 않았고, 나는 그저 텅 빈 우주 속에서 고요히 부유

하고 있을 뿐이었다.


끝없이 밀려오는 막막함 속에서 ‘사막’의 뜻을 찾아봤다.


沙漠(사막) : 끝없이 펼쳐진 황량한 모래땅.
여기서 漠(막)은 ‘넓고 쓸쓸하다’, ‘텅 비다’를 의미한다.
漠漠(막막)은 아득히 넓고, 그 무엇도 없는, 막연한 상태를 뜻한다.


‘막막하다’는 말은, 정말로 사막의 심장에서 튀어나온 것이구나.


시간 속에서 어디에도 닿지 못한 나는, 바깥세상의 템포에 맞추려 애쓰는 대신 나만의 리듬을 만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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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혹서기이기 때문에 일찌감치 근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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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저 멀리 보이는 주황색 빛나는 점은 '달'이다. 아침해가 뜨기 전에 서쪽에서 달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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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사진 3] 해가 뜨려고 동쪽 하늘이 연보랏빛으로 물들어있다

[사진 4] 해가 뜬다

[사진 5] 완전한 낮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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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사진 6] 서쪽에서 하루 해가 질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7] 해가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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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8] 먹물로 물들인 듯 까만 사막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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