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결혼하셨나요?
설명하기 어렵기도, 귀찮기도 한데 까짓것 결혼했고, 아이도 있다고 할까?
내 나이 마흔 하고도 넷, 어느덧 40대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친구들의 아이들은 보통 중학생이거나, 결혼이 조금 늦은 친구들일지라도 아이들이 초등학생이다.
(나 역시, 조카들이 초등학생이기에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후후후)
하지만 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다.
40대 중반으로 접어들며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면 처음 만나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보통 아이들 이야기로 시작하는 경우다.
아마, 어색함을 누그러뜨리려 서로의 관심사를 찾고자 하니, 자연스럽게 아이들 이야기로 시작되는 것 같다.
이때마다 나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워지고, 복잡해진다. 나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기에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미안해하기도, 궁금해하기도, 각양각색의 반응이라 나로서는 퍽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난감함이 싫어(솔직히, 귀찮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하지만) 몇 번 만나지 않을 이들이라면 아이가 초등학생이라 둘러대며, 거짓말을 한다.
(나름 조카들에게 인기가 많은 큰아빠인지라, 잠시잠깐 둘러 될만한 에피소드는 꽤 많다. 후후후)
하지만, 문제는 자주 만나야 되며, 지인들과도 얽혀있는 이들을 만났을 때다.
(예를 든다면 인사발령으로 새롭게 배치받은 부서의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등)
이때부터 아주 셈이 복잡해진다.
항상 그들 중 한둘은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기에 결혼을 하지 않았다 이야기하면 왜요? 만나는 분 없나요? 첫사랑을 아직 잊지 못하고 계신 건 아니지요? 등등 별별 질문이 쏟아지기에
사실, 나에게는 지난 10년 넘게 만난 이가 있다. 우리는 30대 초반에 만나, 지금까지 만나고 있으니
여느 연인들처럼 꽁냥꽁냥거리기도, 다투기도 하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지금껏 잘 만나오고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결혼을 하지 않은(못한) 이유는 결혼하고자 할 때마다 서로의 삶에 중요한 갈림길을 만났기 때문인 것 같다.
진학, 학위, 승진 혹은 누군가 많이 아프거나 등등의 이유로 "조금만 미룰까?" "엉, 그러자!"라고 하다 보니
어느덧 우리는 40대 중반이 되어있었고, '우리 꼭 결혼해야 될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아마, 만난 지 10년이 넘어가며, 우리는 연인이면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굳이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큰 불편함 없이 지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다른 이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전혀 불편하지도 않은데, 오히려 좋기만 한데 가끔씩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있다.
(내 인생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니면서, 오지랖은? 너무 못된 생각인가? 후훗)
가끔씩은 나와 다른 이의 삶을 받아들여주고, 너무 궁금해하지도, 안타까워하지도 않아주었으면 한다.
그들을 진정으로 응원한다면 마냥 지켜봐 준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 어머니가, 동생들이, 내가 만나는 사람의 아버지, 어머니가, 언니들이 그리해 주시기에)
우스갯소리지만 내 조카들은 나의 결혼을 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왜 그러냐 물었더니, 동생이 생기면 안 놀아줄 것 같아서라고 한다.
"그럼, 큰엄마가 생기는 것도 싫어?"라고 물었더니 녀석들이 일제히 "좋아요!"라고 대답한다.
"왜"라고 다시 물었더니 "용돈을 큰아빠한테도, 큰엄마한테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럼 용돈 두 배다!"라고 한다.
"큰아빠가 결혼을 안 하면 큰엄마가 안 생기고, 큰엄마가 안 생기면 용돈을 두 배로 못 받을 텐데 어떡하지?"라고 하니, 녀석들은 머리가 아프다며, 나보고 알아서 하라고 하더니, 저만치 가버린다.
"큰아빠 결혼해? 하지 마? 결정을 해줘야지!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