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반장선거

내일이 벌써 선거네요, 소중한 한 표로 살맛 나는 세상 만들어봐요!

by 갬성장인

오늘 아침 출근하려 나서니 거리마다 선거유세가 한창이다.

내일이 벌써 선거일이다. 4년에 한 번,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날,

4년 동안 열심히 뛰어다니며 부지런히 자신의 몫을 해왔던 이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이도 있을 것이다.

어쩌겠는가? 4년 동안의 성적표를 받는 날이 내일인 것을?


열심히 선거유세를 하는 이들을 보니 뜬금없이 국민학교 반장선거가 생각났다.

(지금의 초등학교는 예전의 국민학교였다. 졸업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초등학교로 바뀌었다.)

4학년 때쯤인가, 당시 우리 반 반장선거는 참으로 치열했다.

반장, 부반장을 득표순으로 뽑으려 했는데 후보가 난립했다.

(당시 우리가 즐겨보던 TV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반장과 부반장이 힘을 합쳐 어려운 문제도 해결하고, 친구도 도와주며 뭐, 요즘 말로 슈퍼히어로 같았다. 후후훗)

아마, 당시 우리 반이 50여 명 정도(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였는데, 후보가 20여 명 정도였으니까 거의 절반이 후보로 나선 것이다.

한참을 고민하던 담임선생님이 반장선거를 일주일 뒤로 미루고 반장, 부반장 각각 1명씩 짝을 지어 알려달라 하셨다. 서로 자신이 반장을 하겠다며 티격태격하던 친구들이 하나, 둘씩 짝을 지었다.

짝을 지은 덕택에 반으로 줄어들긴 했으나 그래도 많았다.


때마침,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터라, 선생님은 번호를 적어 제비 뽑기를 하게 하셨다.

제비 뽑기를 해서 나오는 숫자가 기호가 되고, 투표할 때는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의 기호에 투표하면 된다고 하셨다. (예상했겠지만 제비 뽑기 순서를 정해야 한다는 친구가 있어 가위바위보를 했다. 참, 공정했다.)

이 난입한 후보들로 인해서 투표용지를 만들어야 했고, 만들어진 투표용지는 선생님이 도장을 찍어 당신 책상 서랍에 넣어두셨다.

그리고 선거포스터와 공약을 만들어 선거운동을 하여도 좋다고 하시며, 3일의 선거운동기간을 주셨다.

우리 반은 다른 반에서 구경 올 정도로 난리가 났었다.


어떤 친구는 실내화를 들고 다니며, 실내화가 닳도록 열심히 뛰어다니겠다 했고, 다른 친구는 우유를 들고 다니며, 이 우유처럼 깨끗한 반장이 되겠다 했다.(과연 무슨 뜻인지 알고 이야기했겠냐마는) 그리고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는 축구공을 가지고 다니며, 축구를 제일 잘하는 반이 되도록 하겠다 했다.

더 재미있는 것은 각 후보별로 선거 운동원을 1명씩 붙여주셨다.

참 재미있지 않은가?

50명 정도의 반에 후보자가 20명(반장, 부반장 모두)그리고 선거 운동원 10명, 선거에 관계된 친구들만 30명이다. 거기에 투표용지 만들던 친구들 5명(이 5명은 선거 운동원을 하면 안 된다고 하셨다.)

그럼 선거에 직접적으로 관여되지 않은 친구는 15명 정도이다.


난리북새통이었던 선거준비기간이 끝나고 결전의 투표일이 되었다.

당연히 개표는 투표용지를 만들었던 5명의 친구가 했다. 요즘말로 선거관리위원이었던 것이다.

누가 당선(?)되었는지 기억은 희미하지만 개표 결과를 확인하고 당선자(반장, 부반장)가 결정되었다.

담임선생님께서 당선자를 호명하셨고 두 친구는 책상 위를 뛰어다니며 기뻐했다.

(훗날, 우리 반 반장선거는 전교어린이회장 선거에 고스란히 투영되었다.)

뭐 누가 되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투표가 끝난 다음 날쯤, 반장, 부반장이 콜라와 크림빵을 나눠주었던 것 같다.


아무렴 국회의원 선거가 어린아이들의 반장선거와 같을 수 있겠냐마는 나와 친구들은 어린 시절 장난 같지만 나름 진지했던 그 시간들을 보내며, 그렇게 민주주의를, 선거의 중요성을 배웠다.



각자 생각은 다르겠지만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는 이들이 선택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은 마음 일 것 같습니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절정을 이루고, 온화한 바람이 귓불을 적심에 내 마음이 봄바람처럼 산들거리고, 벚꽃잎처럼 흩날려도 우리 모두 소중한 한 표 꼭 행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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