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예쁜 여동생을 둔 오래비의 고충
항상 우위에 있다 생각한 정우, 그러나 그것은 큰 착각임을
by
갬성장인
Sep 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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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따사로운
아침 나의 전화가 울린다.
"에잇, 누구야! 출근 전에 피곤하게"
투덜투덜 거리며 전화기를 들었다.
해연이다.
"어, 해연아! 무슨 일 있어?"
내가 출근하기 전
, 좀처럼 전화를 하지 않는 해연이다.
나는 거의 야간근무여서 오전 시간은 보통 자고 있거나,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해연이기에,
중요하거나 급한 일이 아니면 전화를 하지 않는다.
가끔씩 이런 배려가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못하고 일을 키우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야간 근무를 하는 선배에 대한 배려라 생각하기에 나무라지 않았다.
"출근 전에 죄송합니다. 저 드릴 말씀이 “
해연이가 뜸을 들인다. 걱정스럽다.
"왜? 해연아! 무슨 일 있어, 괜찮아 이야기해 봐!"
자신의 의견을 주저하지 않고 솔직히 이야기하는 해연이다.
녀석이 걱정스럽다.
"저, 저희 이번에 경기소방본부에서 주관하는 심폐소생술 경연대회 나가면 안 돼요?"
녀석의 생뚱맞은 소리에 웃음이 나왔다.
"야! 네가 나가고 싶으면 나가는 거지, 그런 걸 왜 물어봐 하하하"
돌아오는 대답이 걸작이다.
"저 혼자 나가는 거 아닌데요."
"그럼, 누가 나가야 하는데, 호운이 필요하면 같이 나가?"
그러니 해연이는 또 뜸을 들인다.
답답함을 못 이겨 기다리지 못하고 짜증 썩인 말투로 말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아차차 나의 실수였다.
해연이는 화를 내면 주눅이 들어버리는 녀석이다.
"아닙니다. 출근 전에 죄송합니다."
이럴 때는 빠른 사과만이 답니다.
"해연아! 미안, 그런데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오래비가 너 하고 싶다는 건 다 하잖아?"
이렇게 이야기하니 경연대회가 짧은 단막극 형태로 진행되다 보니 최소 4~5명이 필요한데 나도 참가해야 한다고 한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여동생을 둔 덕택에, 아니 여동생의 말이라면 꼼짝달싹을 못하는 오래비인 탓인가,
졸지에 단막극에 출연하게 생겼다.
내가 단막극에 출연을 하다니, 허허허 실없는 웃음이 나온다.
어찌할 것인가, 해연이가 오고 얼마 되지 않아 항상 주위를 경계하며, 곁을 내어 주지 않는 녀석이
걱정되어, 차를 마시며,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녀석에게 한 약속이,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다 이야기해, 오래비가 다 해준다."였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약속을 어길 수도 없고 참 허허허
녀석은 나를 출현시키는 것이 부담이었고, 호운이가 전화한다는 것을 자신이
하겠다며 고집부렸다 한다.
"오래비가 네가
하고 싶다 한 일을 하지 않은 적 있니?"
녀석의 대답은 날카로웠다.
날카로운 비수에 찔린 듯, 뜨거운 불에 덴 듯했다.
"안 하신 적은 없지만, 아까 화내셨잖아요."
제대로 한 방 먹었다.
녀석은 이렇다.
내가 항상 우위에 있는 것 같지만 지나고 곱씹어 보면 항상 내가 졌다.
"미안하다. 해연아, 오래비가 잘못했다."라고 말했다.
잘못한 건 사실이니까, 하하하
녀석은 어려운 산 하나를 넘어 의기양양해졌는지 다시 한번 나에게 숙제를
내어주었다.
심폐소생술 경연대회 출전을 헌철에게 보고해 달라고 한다.
그리고 하윤과 대명도 참석해야 하니 함께 보고해 달라 한다.
어쩌겠는가 알겠다 대답했다.
그제야 녀석은 신이 나서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한다.
주절주절, 미주알고주알 앞에 있었으면 한 대 쥐어박아 주고 싶지만 세상에서 제일 예쁜 여동생을 둔
오래비가 이 정도는 해야지,
그 자리를 그렇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지 하하하
세상에서 제일 예쁜 여동생이 해연이 하나이기에 망정이지 둘이었으면 아마 지금쯤 무얼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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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Book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을 벗어나려
10
10. 이제 돌아갈 준비를 하자!
11
11. 두렵지만 설레는 첫 발걸음
12
12. 예쁜 여동생을 둔 오래비의 고충
13
13. 심폐소생술 경연대회를 준비하며
14
14. 뭔가 빠뜨린 것 같은 대회 준비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을 벗어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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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두렵지만 설레는 첫 발걸음
13. 심폐소생술 경연대회를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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