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이제 돌아갈 준비를 하자!

길다면 긴, 짧다면 짧은 3개월, 이제 다시 시작이다!

by 갬성장인

어느덧 3개월이란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설레기도, 두렵기도, 긴장되기도 했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묘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두렵기보다, 긴장되기보다 설렘이 더 컸다.

내가 자리를 비운 3개월 동안 무엇이 바뀌어있을까?

괜스레 궁금하다.


그 사이 나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엇을 쫒고, 무엇에 쫓기는지 모른 체 앞만 보며 달렸던 그 시간과 마주하며,

무엇이 나를 그리도 힘들게 했는지, 곱씹어 보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나의 결론은 알 수 없다'였지만


하지만 길 다면 긴, 짧다면 짧은 3개월이란 시간 동안 그 무엇도 얻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막연한 쉼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떨치게 되었다.

주말에도, 휴일에도 놓지 못하던 휴대전화를, E-mail을, SNS 메신저를 내려놓았다.

아주 느리지만 조금씩 나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배워나가고 있었다.


더불어 꾸준한 진료와 상담은 조금 더 나은 쪽으로 변하게 해 주었다.

매주 가던 병원 진료가 이주에 한 번으로,

매주 세 번씩 하던 상담치료가 두 번에서, 한 번으로 점점 줄어들며,

조금씩 나아진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감정의 기복도 서서히 줄어들며, 마치 예전의 나로 돌아온 듯했다.

하지만, 여전히 회사라는 곳은 나에게 아프고, 두려운 곳이었다.

그럼에도, 그 아픔은, 두려움은 나 스스로 지워내야 한다.

아니, 지워내고야 말 것이다.


어느덧 다음 주면 다시 시작이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추렴하며, 한창 멍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을 때 나의 휴대전화가 요란스럽다.

헌철이다.

“예, 정우입니다.”

“이제 슬슬 복귀 준비해야지?”

“예, 이제 다음주가 복귀라 슬슬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하”

“그래, 다행이네

형이 너의 복귀에 맞춰서 환영회를 준비했지, 다가오는 토요일 시간 괜찮냐?

비공식 백수라 시간이야 많겠지만 하하“

“예, 괜찮습니다.”

“그래, 다가오는 토요일에 모여서 족구도 하고, 백숙도 먹고, 이리저리 하루 땡땡이치기로 했으니 꼭 와라!

비공식 백수, 바쁜척하지 말고 허허 “

“예, 알겠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복귀하기 전에 하루 신나게 놀자 하하하’


금세 토요일이 되었다.

같은 날 준비하던 시험이 있어 오전, 오후까지 시험을 치르고 나니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서둘러 출발했지만 늦었다.

벌서 시끌벅쩍하다.

들어서니 헌철이

“비공식 백수, 제일 한가할 것 같은 놈이 제일 바쁜 척이야

우리 비공식 백수 정우가 다음 주에 복귀합니다.

모두 축하해 주세요! “라며 흥을 돋웠다.

“비공식 백수에서 다음 주면 벗어납니다.

그간 제 몫까지 하시느라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 인사를 하고, 여기저기 다니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새벽녘이 되었다.


피곤한 줄도 모른 체 웃고, 떠드는 우리에게 흐르는 시간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헌철도, 호운도, 여름도 그 누구도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

마치 내일이 없다는 듯이

참, 나란 이는 멋진 친구가, 선배가, 후배가 있었구나, 아니 있구나

이 행운을 정작 나만 모르고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