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내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 쉼표이기를
나 스스로 되돌아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 하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이기를
by
갬성장인
Sep 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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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반드시 돌아와야 하고, 돌아올 테니 환송회는 없다.
다음 달 초쯤 모두 모이려고 한다.
꼭 와라, 병가지, 퇴사는 아니니까!
안 오면 죽는다 하하하“
“예, 당분간 쉬면서 치료에 집중할 생각이라 별다른 일정은 없습니다.
불러주시면 참석하겠습니다.
죽고 싶지는 않으니 꼭 참석해야지요. 허허허 “
“그래, 3개월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라, 소중히 보냈으면 한다.”
3개월의 쉼을 준비하던 마지막 날,
헌철이 나에게 해준 조언인지, 협박인지 알 수
없는 이야기다.
첫 달은 읽고 싶었던 책을 실컷 읽었던 것 같다.
에세이, 소설, 시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쉼 없이 읽었다.
어린 시절 책을 읽고 글 쓰는 것을 누구보다 좋아했다.
그 누구도 책을 읽고, 글을
쓰라하지 않았는데 읽고 쓰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하지만 누구나 그러하듯 입시를 준비하며, 에세이, 소설, 시보다는 수험서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자격) 수험서, 자기 개발서 등이 나에게 더 가까웠다.
그렇게 읽고 싶던 책을 실컷 읽다 보니, 뷰(경치)가 좋은 카페에서 향긋한 커피내음과 함께 책을 읽고, 가벼운 소일거리를 하고 싶어졌다.
인근 뷰(경치), 커피 맛집은 이때 다 가 본
듯하다.
이른 아침의 향긋한 커피 향은 나를 편안하게 해 주었다.
쫒을 것도, 쫓길 것도 없으니 온몸에 긴장이 풀리며,
편안해졌다.
책을 읽다 지루하거나, 무료해지면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처럼 책을 읽거나 함께 하고 싶은 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거나, 음악을 듣거나
각자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돌보고 있었다.
무엇을 쫒고, 무엇에 쫓기는지 모른 체 서두르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방향성을 잃어버린 체 허우적거리고 있었나 보다.
그렇게 한 달여를 보내니 헌철에게 연락이 왔다.
“정우야, 잘 지내고 있냐, 뭐 하며 지내냐, 안 심심하냐?”
“하나씩 물어봐주시면 안 됩니까? 하하하
잘 지내고 있고, 책 읽고, 음악 들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전혀 안 심심합니다. 하하“
“그래, 다음 주 토요일에 전부 모이기로 했다. 당연히 오겠지만?”
“예, 당연히 가야죠, 아직 죽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하”
“그래, 정확한 시간이랑 장소는 공지할 거야, 그때 보자!”
“예, 감사합니다.”
어느새 토요일이 되었다.
한 달여 만에 헌철, 호운, 여름 등을 본다 생각하니 난데없이 설렌다.
참, 별일이다. 허허
토요일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차가 막혀 조금 늦었다.
벌써부터 왁자지껄하다.
헌철, 호운, 여름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못 본 지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언제 보아도 반가운 얼굴들이다.
다들 나의 안부를 묻는다.
이러 쿵, 저러 쿵 그간 서로 밀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늦은 밤까지 모임이 이어졌지만
우리는
피곤한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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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쉼
삶
Brunch Book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을 벗어나려
07
7. 성공적인 피난대피훈련
08
8. 내 삶의 첫 번째 선물 같은 쉼을 기다리다.
09
9. 내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 쉼표이기를
10
10. 이제 돌아갈 준비를 하자!
11
11. 두렵지만 설레는 첫 발걸음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을 벗어나려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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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내 삶의 첫 번째 선물 같은 쉼을 기다리다.
10. 이제 돌아갈 준비를 하자!
다음 10화